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에 설치되어 있는 대남 확성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개월째 계속된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지난 8∼14일 접경지 주민 102명을 대상으로 심리지원상담소를 열고 정신건강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2명은 ‘고위험군’, 27명은 ‘관심군’으로 진단됐다. 피해 정도가 심각한 주민 비중이 전체의 30% 가량에 달했다. 나머지 73명은 정상군으로 분류됐다.
센터는 전문요원을 투입해 김포 월곶면 성동리와 하성면 시암·후평리 일대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대부분 70∼80대 고령자인 주민들은 이번 검사에서 수면 장애, 스트레스, 불안 증세 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피해 주민은 “쇠를 깎는 듯한 기괴한 확성기 소음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북쪽에서 송출되고 있어 밤에 잠을 잘 수 없어 피로하고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시는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시는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치료를 진행하고 희망자에게는 정신과 전문의 진료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남방송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주민들을 위해 김포시 청소년수련원에 임시숙소를 마련하고, 대피시설의 유리문을 철문으로 교체하거나 방호벽을 설치해 주민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김병수 시장은 “수개월째 이어진 북한 대남방송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검사 결과는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김현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