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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푸틴, 트럼프와 휴전 협상 의향”…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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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와 회담에 참석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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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을 두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로이터 통신 보도가 20일(현지시각) 나왔다. 그러나 여기엔 러시아가 점령한 주요 영토는 양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날 로이터는 크렘린의 의중을 알고 있는 5명의 러시아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푸틴 대통령이 최전선에서 분쟁을 동결하는 데 폭넓은 동의를 할 수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중 3명은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아, 헤르손 4개 지역의 영토를 정확히 어떻게 분할할지를 두고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2명의 러시아 관리는 우크라이나 북쪽과 남쪽의 하르키우와 미콜라이우 등 상대적으로 작은 영토에선 철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깊숙이 발사하도록 사거리 제한을 푼 데 대한 평가도 나왔다. 두 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이 모든 합의를 복잡하게 만들고 지연시킬 수 있으며, 러시아가 더 강경한 요구를 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뚜렷한 입장을 내놓진 않고 있다. 그러나 그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 집권 전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도록 확실히 하려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9일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러시아 본토에 발사한 뒤 러시아는 “전쟁의 국면이 질적으로 달라진 것”이라며 미국의 개입에 강하게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달 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뿐 아니라, 한반도 외에 처음으로 대인 지뢰 제공도 승인하는 등 막판 지원에 전력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 회담 논의가 되살아나는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다. 블룸버그는 조속히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속으로 앞으로 어떤 대화가 진행되건 그 전에 우크라이나의 힘을 키워야 한다는 다급함이 생긴 것이라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20일(현지시각) 미국에 이어 영국·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도 러시아 본토를 향해 발사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한편 이날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은 반복적이고 꾸준히 접촉과 협상을 위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타스 통신은 우크라이나 정권이 1991년 당시의 국경을 되찾겠다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면서 이런 대화가 금지됐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1991년 우크라이나가 옛 소련에서 독립할 당시부터 인정받은 영토를 모두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해 왔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비롯해 이번 전쟁에서 얻은 점령지까지 되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날 미국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현재 쥔 무기로는 1991년의 국경을 회복할 만한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양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는 법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고, 크림반도에 대해선 군사가 아닌 “외교적 방법“을 통해 되찾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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