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통큰 결단
부영 소유 상가 빈 곳 활용
노인시설 수백개 제공 추진
부영 소유 상가 빈 곳 활용
노인시설 수백개 제공 추진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이 시니어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영그룹이 자사가 전국에 소유한 상가 가운데 빈 곳에 경로당 등 노인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직원들에게 자녀 1인당 1억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해 화제를 모았던 이중근(83) 회장의 ‘통큰 결단’이다. 대한노인회장으로서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턱없이 모자란 한국사회 ‘시니어 인프라’ 구축에도 맨 먼저 앞장서겠다는 의미다.
20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회사 경영진에게 “전국 부영 주택 단지 내 빈 상가를 파악해 보고 지역 주민들 위한 경로당으로 제공가능한 곳을 찾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부영그룹은 전국에서 분양 및 임대주택을 짓는데 최근 상가시장이 침체되면서 팔리지 않거나 임대되지 않은 상가를 상당수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경로당이나 시니어 커뮤니티 시설에 면적·위치·공간 등이 적합한 상가를 선별해 경로당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19대 대한노인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한노인회에 따르면 노인 인구 대비 노인 시설의 수용률이 서울의 경우 12%에 불과할 정도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현재 전국 경로당은 6만8000여개 정도다. 그러나 현재의 초고령화 속도를 볼 때 앞으로 7만개 이상 추가 건립이 필요하다는 게 대한노인회 측 추산이다. 부영이 경로당으로 제공 가능한 상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국적인 보유주택 규모로 볼 때 장기적으로 최대 수백개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부영 관계자는 “새로 필요한 경로당 숫자가 7만개 이상인데 우리가 한다고 해도 몇 백개밖에 안 나온다. 회장님께서는 결국 지자체 시장·군수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노인회장 취임 직후 대한노인회 중앙회관 건립 추진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노인회는 지역별로 회관이 있지만 중앙회관이 없는 상황이다. 마땅한 부지를 구하고 싶어도 절대적으로 땅이 부족한 만큼 건설비는 부영이 직접 대는 대신 부지를 국가에서 제공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파고다공원이 있는 종로3가 이런 곳으로 주면 좋겠는데, 정부는 문화재 보호구역이라 안된다고 한다”며 “노인도 인간문화재인데 함께 관리를 해야지, 왜 형태문화재만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더니 맞는 말씀이라고 하더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힌바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노인회장 취임사에서 법정 노인연령을 현 65세에서 75세로 상향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노인 인구가 현재는 1000만명이고 2050년에는 2000만명이 된다”면서 “노인 연령을 75세로 상향하면, 이 숫자가 1200만명 정도로 줄어든다. 노인이 75세까지는 활동에 참여해야 사회적 부담도 완화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그동안 인구 소멸위기에 처한 고향 마을 주민, 초·중·고 동창, 군 동기 등에게 최대 1억원씩을 개인 돈으로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이어 올 초에는 2021년 이후 출생한 자녀를 둔 직원들에게 자녀 1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지역 인구 소멸 문제를 비롯해 저출생 문제, 이번에 고령화에 대비한 경로당 구축까지 국가적 어젠다에 솔선수범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