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5 개요/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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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계의 시선이 '부산'에 모아지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플라스틱 사용 관련 글로벌 협약이 부산에서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순환경제를 준비하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다. 2022년 UNEA(유엔환경총회)를 통해 총 5차례의 INC 회의를 열어 법적 구속력있는 플라스틱 사용 국제협약을 마련키로 했었는데, 그 마지막 회의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이다.
그동안 협상위에서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규제 여부와 방식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오염원 식별 △규제 대상 선정 작업의 필요성 △협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사용 감축, 그리고 재활용 강화와 관련한 선언적인 내용의 협약이 부산에서 결의될 게 유력하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얼마나 구속력있는 규제안이 도출되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규제안의 성격과 수준을 고려할 때 플라스틱 순환경제 사업 추진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할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재생 플라스틱 사용 비율을 의무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삼일PwC는 글로벌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638억 달러(약 83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3대 핵심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친환경 소재를 선정하고 관련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연 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을 만들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친환경 난연 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소재 구성의 절반 이상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일반 소재를 사용할 때보다 탄소 배출량이 46%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통해 '순환경제 솔루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운다.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카이펫CR'이 대표 소재다.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지만 석유 기반 페트와 동일한 품질·물성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재활용 소재 함유율 70%인 화장품 용기를 선보였고, 폐현수막을 현수막 원단으로 재사용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INC-5에서 당장 구속력있는 협약이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플라스틱의 원료인 폴리머 규제 여부, 협약 이행을 위한 기금 구성, 플라스틱 규제 범위, 구체적인 감축 시기와 목표, 감축과 재활용 우선순위 등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에 실패한다면, 추가 협상위로 공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한 화학 기업 관계자는 "각 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합의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불경기 속에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나아가는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그 방향성 자체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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