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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54억 피해" 동덕여대, 등록금 폭탄 현실화?…'모든' 학생에 책임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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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교내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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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한다고 공개하자 해당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5일 동덕여대는 홈페이지에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이라는 공지 사항을 게재했다.

대학 측은 "언론 요청에 따라 피해 금액 현황을 알려드린다"며 "이 피해 금액은 추정액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순 없어 외부 업체를 통해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추정액은 최소 24억4000여만원에서 최대 54억4000여만원이다. 건물과 보도 등 복구에만 20억~50억원이 할당됐다. 학교는 그러면서 해당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재학생을 비롯해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이 해당 비용을 부담하는 '연대 책임' 가능성을 예상했다. 시위를 주도한 총학생회나 실제 기물 파손이나 훼손에 참여한 학생에게 모든 비용을 떠넘기기 힘들 거라고 봐서다.

만약 대학 측이 최대 피해 금액 54억원을 재학생에게 지운다면 전체 학생 수 6500명을 기준으로 등록금이 약 83만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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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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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전액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학생은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 등에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 포털 지식인에는 "(학교) 흉상이 단단해서 금도 안 갔는데 뉴스에 내가 방망이질한 것이 찍혔다"며 "학교에서 내 신상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막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금이 54억원이라 전부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던데 나도 같이 내야 하냐"고 토로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겁박하는 것"이라며 학교 측을 비판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객관적 지표로 피해 금액을 추정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구체적인 근거로 추산했으면 (최소~최대금액 간) 범위가 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문학적 복구 비용을 총학생회에 청구할 경우 또 다른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거둘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학교 비용을 쓴다 해도 학교 재정이 결국 재학생 및 신입생 등록금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시위와 무관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학교 측이 내놓은 추정치로도 원상복구가 힘들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실제 건물 외벽과 보도 등에 칠해진 래커를 지우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페인트 제거 전문 업체 관계자는 "신나 등을 부어서 지울 수 있다고 하는데 그걸 부으면 오히려 번져서 안 좋다"며 "특수 용액을 쓰거나 레이저 공법이나 드라이아이스 세척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경복궁 담벼락에 칠해진 낙서 몇 자를 지우는 데에도 총 1억5000여만원이 투입된 바 있다.

서울시는 비용 지원 요구에 대비해 지원 가능성을 차단했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최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액을 지원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실제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폭력적 행태를 정당화하는 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일(피해 복구 예산 지원)을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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