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차례 개혁회의 통해 규제 강화
다음달 5차 계획회의....업계 촉각
"실제 해지율이 보험사 예상과 달리 유의한 수준에서 부정적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한승엽 이화여대 교수, 5월 16일 보험회계 세미나 중 발언)
“신성장동력이 없는 현재 상황이 타개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보험업은 구조조정, 시장재편 등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월 30일 보험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중 발언)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줄곧 보험사들에 ‘경고 시그널’을 준 것은 단기 수익 상품을 통해 실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격적이고 임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불완전판매 위험이 예견됨에도 단기 실적에 매몰돼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매 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써내려가자 결국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압박하는 강경 조치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 도입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일부 보험사들이 자의적인 가정을 활용해 미래 수익인 보험계약마진(CSM)을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기간 생명·손해보험 20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조7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당시 금감원은 실적 급성장이 “IFRS17 도입 효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들어 손보사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증가하고 3분기에도 주요 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자 금융당국이 ‘고무줄 회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자율성이 관리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 보험개혁회의를 네 차례 걸쳐 진행해 IFRS17 관련 새로운 지침을 만든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행 계리가정과 관련해 회사의 자의적 가정과 고무줄 회계이익이라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며 “보험사들이 자의적 가정을 사용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손익에 드러나지 않으나 미래로 위험이 이연되고, 누적된 위험으로 건전성이 갑자기 저하돼 보험계약자에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 회계제도와 관련된 논란은 향후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이 실린다. 4차 개혁회의에서 마련된 가이드라인으로 계리 관련 논의는 끝났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업계는 회계 관련 추가 규제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서비스마진(CSM) 추산 관련 당국 가이드라인도 계속 바뀌는 만큼, 당국 규제 리스크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과도기가 필요한데 보험사가 은행 수준 이익을 보니 당국이 조정에 나선 것 같다”고 귀띔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차후 보험개혁회의와 관련해 안건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연말 5차 회의 이후에도 추가적인 회의가 이뤄질 것 같고 내부적으로도 논의하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박민규 기자 (pmk89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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