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 공장서 전기차 생산도 줄여
현지 수요 둔화·보조금 중단·환경규제 악재
중국 업체들도 정부 지침에 유럽 사업 보류
사진은 독일 쾰른의 포드 공장에 20일(현지시간) 차량들이 덮개에 쌓인 채 세워져 있다. 쾰른(독일)/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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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자동차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던 유럽의 야망이 흔들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함께 친환경 규제 강화와 무역 긴장으로 인해 역내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포드자동차는 3년에 걸쳐 유럽 내 일자리 4000개를 추가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포드 유럽법인 인력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로, 영국과 독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회사 측이 노동조합,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포드는 독일 쾰른에 있는 공장에서 익스플로러와 카프리EV 등 전기차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2021년만 해도 포드는 유럽에서 사업을 획기적으로 개편해 10년 안에 거의 완전한 전기차 사업장으로 전환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3800개의 일자리를 유럽에서 줄인 데 이어 다시 한번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존 롤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명에서 “유럽에서 부족한 것은 전기차를 발전시키기 위한 확실하고 명확한 정책 의제”라며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 의미 있는 인센티브, 탄소 규정 준수 목표를 충족하기 위한 더 큰 유연성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자동차제조자협회(ACEA)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9월까지 유럽 내 전기차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도 유럽연합(EU)과 영국은 내년부터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다른 기업들도 분노하게 했다.
9월 ACEA는 성명에서 “EU에서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라며 “충전 인프라와 경쟁력 있는 제조 환경, 인센티브 등 요건이 충분하지 못해 탄소 제로 전환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세계적 발전에 맞춰 조정되지 못하는 법률적 무능력은 이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더 침식시키고 기업이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성토했다.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중국 기업들도 무역전쟁 여파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EU의 전기차 고율 관세에 발끈해 지난달 말 자국 자동차업체들에 유럽에서의 사업 확장을 중단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영기업인 둥펑차가 이미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생산 계획을 보류했다”며 “이는 더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를 유치하려 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는 좌절”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대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SVOLT가 내년 1월까지 유럽 사업을 담당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SVOLT유럽과 기타 자회사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SVOLT는 2020년 유럽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5월 독일 브란덴부르크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등 돌아서고 있다.
블룸버그는 “포드가 인력을 더 줄인다는 소식에 유럽 내 전기차 전환은 계속해서 힘을 잃고 있다”며 “또 중국에서는 둥펑차만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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