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철강·석화 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까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발판으로 설비를 대거 늘린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 침체로 쌓인 재고를 수출 시장에 원가 이하로 쏟아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기술력도 상당히 개선해 열연·선재 등 저난도 철강 제품에선 한국 기술을 거의 따라잡았다. 석화 분야에서도 중국은 대부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장치를 국산화했다. 한국의 핵심 전략산업인 반도체·전기차·배터리·조선 산업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고 저부가가치 사업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은 최근 우리 정부와 연례협의를 갖고 올해와 내년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5%에서 2.2%로,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강력한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이대로 가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자칫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전략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민관정이 총력전을 펴야 할 때다. 인공지능(AI), 원자력발전, 방위산업,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을 점화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특히 가격·기술 경쟁력 제고의 발목을 잡는 노동·투자 규제 등을 혁파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연구개발(R&D) 등에 대해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초격차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세제·재정·금융 등의 전방위 지원을 서둘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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