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7일 촬영한 옛 전남도청 서무과 출입문에 남은 계엄군의 총탄 흔적. 5·18조사위 사집첩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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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복원을 추진하는 옛 전남도청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활동을 생생히 보여주는 전시로 채워진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0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옛 전남도청 복원 전시콘텐츠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추진단이 공개한 전시기본설계안을 보면 복원이 끝난 옛 전남도청은 5·18 당시 모습을 재현하거나 추모·교육·체험·소통 공간으로 꾸며진다.
도청 본관(1∼3층)은 열흘간의 항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1층 서무과 외벽에는 남아 있는 계엄군의 탄흔 9개와 이 중 아직 박혀 있는 탄두 6개를 증강현실(AR) 등을 통해 선보인다. 시민군이 상황실로 활용했던 서무과 서무계에서는 시민군의 무전 교신, 시민군이 발급했던 출입증 등을 전시한다. 방송실에서는 계엄군의 진압작전을 앞두고 시민 항쟁 참여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2층 부지사실에서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갈린 시민수습위원회 회의, 기획관리실장실에서는 기동타격대 창립 선서, 내무국장실에서는 윤상원 시민군 대변인의 외신언론 기자회견, 계엄군의 보도검열단 등을 엿볼 수 있다.
3층은 최후 항전을 준비하는 시민군의 총기 사용 교육 모습과 함께 총탄 흔적이 남아 있는 옛 전남도청 모형, 탄두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 모습 등으로 구성했다. 도지사실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주제로 유족대표와 수습위원회 대표, 도지사가 장례절차를 논의하는 모습, 계단에 앉아 도청 앞 분수대를 바라보던 학생시민군을 표현해 열흘간의 이야기를 관람객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옥상은 건물 노후화 문제로 출입을 제한한다. 이곳에서는 5·18기간(매년 5월18~27일) 조기를 게양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20일 공개한 옛 전남도청 복원 조감도. 추진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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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단은 국방부와 협조를 얻어 기동타격대가 탔던 군용 지프트럭와 똑같은 차량을 준비해 탑승 체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의실(1∼2층)은 시민들의 독서 토론 공간으로 꾸민다. 지하실에는 시민군 무기고를 재현하고 1층은 도서관을 조성한다. 추진위는 5·18기록관보다 좀 더 전문적인 5·18 자료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2층 강당은 윤상원·김동수 열사가 사망한 자리에 추모 표지판을 설치하고 의자를 배치해 토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본관 뒤편에 있는 전남도경찰국 건물(1∼3층)은 홀로그램을 활용한 입체영상으로 5·18 당시 금남로에 모였던 시민 10만명의 열기를 표현한다. 또한 시민군이 휴식을 취했던 공간 의미를 살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자료를 바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부터 12·12군사쿠데타, 5·18이 대한민국 민주화에 미친 영향도 다룬다. 신군부와 가해자에 대해서도 소개할 예정이다. 2층은 광주시민의 구술 영상과 녹취록을 보여준다.
전남도경찰국 민원실 건물(1∼2층)은 휴식과 특별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 도청 별관(1∼4층)은 1932년 신축한 뒤 전남의 행정중심지로 자리 잡은 전남도청 모습을 보여주며 5·18 당시 시민군과 계엄군이 도청을 차지하려 했던 이유를 설명한다.
5·18 당시 주검을 임시로 안치했던 상무관은 전시물로 채우는 대신 한쪽 벽면에 대형 화면만 설치해 추모 의미를 강조한다.
2∼3층에서 각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도 복원해 장애인들의 전시관람을 돕는다. 복원 공사와 전시물 설치는 498억원을 투입해 내년 10월 말까지 마무리한 뒤 시범운영을 거쳐 2026년 1월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박태훈 추진단 전시콘텐츠팀장은 “아직 남아 있는 탄흔과 탄두, 방대하게 확보한 시민 증언 자료를 핵심 콘텐츠로 삼아 최대한 5·18 당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태훈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 전시콘텐츠팀장이 20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사업과 전시기본설계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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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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