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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3분기 국내 보험사들은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손해보험사 가운데서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하게 9월 말 기준 CSM 잔액이 줄었고,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만 CSM 잔액이 증가했다.
메리츠, CSM 성장 둔화…"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9월 말 기준 CSM은 14조1810억원으로 전 분기(13조9550억원)보다 2660억원 증가했다. 3분기 신계약 CSM은 8390억원으로 전 분기(7530억)보다 860억원 늘었다.
DB손보 역시 CSM 잔액과 신계약 CSM 모두 증가했다. 9월 말 DB손보의 CSM 잔액은 13조1750억원으로 전 분기(12조9450억원) 대비 2300억원 늘었고, 3분기 신계약 CSM은 전 분기(6890억원)보다 860억원 증가한 7759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보의 3분기 누적 신계약 월납 환산 초회보험료는 145억원으로 집계됐고, CSM 전환 배수는 16.7배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해상의 3분기 신계약 CSM은 2분기(4350억원)보다 500억원 늘어난 4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9월 말 기준 CSM 잔액도 6월 말(9조2440억원)보다 770억원 증가한 9조321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3분기 신계약 월평균 실적은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133억원)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3분기 신계약 월납 환산 CSM 전환 배수는 지난해 3분기 11.2배에서 올해 3분기 14배로 증가했다. 효율적인 CSM 배수 관리로 CSM 잔액 증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4대 손보사 가운데 CSM 잔액이 줄어든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메리츠화재의 9월 말 기준 CSM 잔액은 10조6317억원으로 6월 말(10조6650억원)보다 233억원 감소했다. 3분기 신계약 CSM은 전 분기(3419억원)보다 소폭(7억원) 줄어든 3412억원이었다.
메리츠화재의 CSM은 지난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2분기 신계약 CSM도 1분기보다 304억원 감소한 2419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13일 메리츠금융 실적발표(IR)에서도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의 CSM 성장이 경쟁이 심화하며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이냐"고 물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장기 인보험 시장은 무해지 보험으로의 급격한 쏠림, 일당 등 모럴 담보 출시, 주요 상품과 담보의 가격 경쟁과 한도 경쟁으로 올해 내내 과열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여기에 시책 경쟁이 결합하며 승환을 중심으로 지난해와 올해 급격하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리츠화재 역시 출혈경쟁의 종속 변수로, 수익성 제로(Zero) 이하 구간에서 매출 경쟁을 제한하고 있지만,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신계약 월납 환산 초회보험료는 292억원으로 전 분기(291억원)와 전년 동기(274억원)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이를 CSM으로 환산한 CSM 전환 배수는 ▲지난해 3분기 15.1배 ▲올해 2분기 11.9배 ▲올해 3분기 11.8배로 감소했다. 또 CSM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선도금리(LTFR)가 25bp(1bp=0.01%)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 대표는 "보험개혁회의 가정안이 반영되는 내년부터 경쟁 방식과 강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시장 경쟁이 다시 정상화된다면 CSM 규모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도 변경·경험생명표 반영에…한화·교보·신한 CSM↓
4대 생보사(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 가운데서는 삼성생명의 CSM 잔액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9월 말 기준 CSM 잔액은 12조9600억원으로 2분기 말(12조6980억원)보다 2620억원 증가했다. 3분기 신계약 CSM은 8350억원으로 전 분기(7880억원)보다 470억원 늘었다.
한화생명은 3분기 신계약 CSM이 5420억원으로 전 분기(4810억원)보다 늘었지만, CSM 잔액은 6월 말 기준 9조1540억원에서 9월 말 기준 9조1300억원으로 200억원가량 감소했다. 신계약 CSM이 증가했지만, 부채 할인율 강화 영향이 지속하며 전체 CSM 잔액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 역시 9월 말 CSM 잔액이 5조9219억원으로 6월 말(6조1331억원)보다 2112억원이나 감소했다. 다만 신계약 CSM의 경우 3분기 3486억원으로 전 분기(3112억원)보다 375억원 증가했다.
교보생명의 CSM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상각률 변경 때문이다. CSM 증감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신계약 확보를 통한 증가 효과와 상각에 따른 감소 효과의 상대적 크기다. CSM은 회계상 부채로 잡히고 다음 분기마다 상각률을 적용해 이익으로 돌린다. 교보생명은 10% 미만의 낮은 상각률을 적용해 왔는데, 이 할인율 산출 오류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상각률을 높이다 보니 CSM 잔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신한라이프도 한화생명·교보생명과 마찬가지로 CSM 잔액은 감소했으나, 신계약 CSM은 전 분기보다 늘었다. 신한라이프의 9월 말 CSM 잔액은 7조303억원으로 6월 말(7조709억원)보다 406억원 감소했다. 3분기 신계약 CSM은 3260억원으로 2분기(2465억원)보다 790억원 늘었다.
신한라이프의 CSM 잔액이 감소한 요인은 10회 경험생명표 반영과 경험통계 변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험생명표는 보험사로부터 사망률·위험률을 등을 수집해 연령·성별 등으로 세분화한 통계로 5년에 한 번씩 개정된다. 새 경험생명표에는 보험 가입자의 평균 수명을 올리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에 종신보험 보험료가 인하됐다. 이에 CSM 잔액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10회 경험생명표 반영 및 경험통계 변경에 따라 9월 말 기준 CSM 잔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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