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장도 프랜차이즈…판돈 1000억 오간 '불법 홀덤펍' 수법

지난 4월 부산경찰청이 제주에서 운영된 A씨 일당의 불법 홀덤펍 매장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불법 도박장을 전국 체인점 형태로 10여곳 운영한 일당이 붙잡혔다. 1000억원대 판돈이 오간 이들 도박장은 폐쇄적으로 운영됐으며,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도박자금 환급 수법으로 3년 넘게 경찰 단속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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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덤펍 흥하자 법인까지… 판돈 1000억 오갔다

부산경찰청은 관광진흥법 위반과 도박장소 개설, 범죄단체 조직 혐의로 홀덤펍 운영 총책 A씨(53) 등 125명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2021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제주와 부산·경남 등지에서 불법 홀덤펍 15곳을 운영한 혐의다. 붙잡힌 운영진 가운데 총책 A씨와 점주 등 7명은 구속됐다. 이들의 점포에서 불법 홀덤 게임 등 도박을 일삼은 590명도 함께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카지노업 유사 행위를 금지한 개정 관광진흥법을 불법 홀덤펍 사건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 일당의 불법 홀덤펍 운영 개요도.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이들이 운영한 도박장에선 3년여간 1000억원 상당 판돈이 오갔으며, 일당은 47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2021년 3월 부산에서 홀덤펍을 연 총책 A씨는 별도의 온라인 광고 없이 평소 도박을 즐기는 지인 등을 통해 손님을 모았다. 그는 가게에 고객이 몰리자 2022년 6월쯤 가맹사업 법인을 만들고 가맹점주를 모집해 경남과 제주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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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앱 ‘포인트 환전’으로 경찰 눈 속여

경찰은 이들이 합법적인 홀덤펍 매장처럼 보이려고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환급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했다. 홀덤펍에 입장하는 사람은 1인당 3만~9만원을 내고 그만큼의 칩을 받아 도박판에 앉았다. 게임에서 이기면 판돈은 이긴 사람이 모두 가져가는 구조이며, A씨 일당은 한 판당 판돈의 10~15%를 수수료로 떼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각 매장은 총책 A씨에게 매달 200만~300만원을 가맹비 명목으로 냈다.

돈을 딴 사람은 우선 환전소에서 딴 돈 만큼 포인트를 충전 받았다. 이후 홀덤펍 밖에서 환전책을 따로 만나 애플리케이션에 기록된 포인트만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홀덤펍 내부에서 곧장 현금 환전이 이뤄지면 불법 도박장으로 적발될 가능성이 크다. 일당은 이를 피하기 위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홀덤펍 밖에서 현금으로 바꿔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도박장개설보다 형이 무거운 관광진흥법을 적용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씨 일당의 수익금 가운데 72억원은 몰수ㆍ추징했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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