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하고 승인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앞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실상 핵대응에 나설 것을 경고하며 긴장을 한층 더 끌어올렸습니다. '즉시 종전'을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양 측의 신경전이 더 날카로워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정강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러시아 본토를 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승인 방침이 전해진 지 이틀 만에 이뤄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현지시간 19일 우크라이나군이 접경지인 브랸스크주에 에이태큼스 미사일 6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5발은 격추했고, 나머지 1발도 손상을 입혔다고 러시아는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이란 점을 강조하면서, 강력 반발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 :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오늘 밤 브랸스크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당연히 그들이 (갈등을) 고조시키고자 한다는 신호입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도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하는 새로운 방침, 이른바 '핵 독트린'을 공식 발표하면서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허용 방침에 맞불을 놨습니다.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의 공격은 공동 공격으로 간주하고,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고 명시하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대응에 나설 근거를 마련한 겁니다.
푸틴이 핵 사용까지 거론하면서 발발 1000일째가 넘어가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단 분석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푸틴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즉시 종전'을 주장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확전보다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장거리 미사일을 북한군이 참전 중인 쿠르스크가 아닌 브랸스크로 발사했습니다.
치명타를 입힐 지역 대신 일회성 공격을 택하면서 러시아의 반응을 먼저 확인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됩니다.
러시아 역시 개정된 핵 독트린에도 불구하고 실제 핵사용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결국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양측 모두 유리한 고지에서 종전 협상에 나서기 위한 몸값 올리기 경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조셉리 / 영상편집 김동훈]
정강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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