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정년 연장 머리 맞대야죠”…노동단체 찾아간 한동훈의 광폭 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년만에 한국노총과 간담회
“국민의힘은 근로자 힘 될것”
정년연장 꺼내며 “접점찾자”

野 장외투쟁 노선과 차별화
내홍분출 대비 민심 확보도

이번주 민생경제특위 발족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집중 공략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다시 민생 행보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사법부 압박과 장외 투쟁에 나서는 상황에서 다시 민생을 꺼내들며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노동계와 접점을 늘리며 중원 공략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한 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노총을 방문해 “‘근로자의 힘’이 되겠다”며 노동계에 러브콜을 보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방문한 그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하고 노동계 관심사항을 논의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노동 이슈를 좀 경시한다는 오해와 편견을 받아왔지만 그렇지 않다”며 “근로자가 진짜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찾아서 실천하는 정당이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근로자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근로자와 국민 모두를 위해서 한국이 복지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수 우파 정당으로서 우상향 성장을 얘기하지만, 성장은 복지를 위한 도구”라며 “어떤 복지를 어떤 우선순위로 해야 국민과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한국노총과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근로기준법 적용 등 제도 개선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 대표는 “집권 여당과 노동자를 대표하는 한국노총이 접점을 찾아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근로자의 권리 향상을 우선순위에 둔다”며 “노동의 가치가 보답받고, 노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노총 간담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년 연장 등 한국노총 측에서 제시한 요구 사항은 모두 민생과 관련된 부분”이라 “민생 정치, 생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아울러 오는 21일 민생 경제를 점검하고 대응책 마련을 위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직접 특위 위원장을 맡아 지휘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책을 펴야 되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방향은 민생 중심 정치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대표가 주도해 발족시킨 격차해소특별위원회도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경력단절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법안은 경력단절자 또는 중·고령 은퇴자를 대체인력으로 채용할 때 주는 지원금을 현행의 3배인 24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지난 총선때 국민의힘 공약이기도 하다.

특위는 조부모 돌봄 수당의 전국 확대 시행을 법안에 담는 것도 검토한다. 또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지원금을 상향하는 동시에, 경력단절 여성이 원하는 일자리를 연계해주는 정책을 살펴볼 예정이다. 조경태 특위 위원장은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민생 이슈를 띄우는 것은 민주당이 다시 대오를 정비하고 김건희 여사 이슈 등으로 여당을 몰아붙일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흔들리는 상황을 활용해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발상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반사이익에 기대거나 오버하지 않겠다”며 “더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댓글 사건이 당내 분란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어 한 대표가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댓글 사건이 한 대표 리더십에 치명상을 안길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