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겠다며 비자를 받은 케냐 마라톤 선수들이 남해안 양식장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사연이 특이합니다. 불법 취업 알선 일당이 국내 유명 마라톤 대회 초청장을 위조했습니다. 이걸 이용해 국내 취업을 원하는 케냐 마라톤 선수 7명을 입국시켰습니다. 케냐는 우리와 고용협약이 안 돼 있어 취업 비자 받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도 포함됐는데, 양식장에서 일한 월급이면 케냐에선 큰돈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취업 알선 일당은 취업한 선수들이 등장하는 홍보 영상을 만들고, 더 많은 일꾼을 모집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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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냐인을 위한 한국 고용 대행사란 문구.
양식장에서 작업하는 영상이 흐르고 '일이 편하고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KK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44초짜리 홍보 영상입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얼마 전까지 케냐 국적 마라톤 선수였는데, 남해안 양식장에서 일했습니다.
이들 모두 국내로 들어올 때는 마라톤 선수 자격으로 들어왔습니다.
홍보 영상을 만든 불법 취업 알선 일당이 지난 1월부터 국내 유명 국제 마라톤대회 이름으로 초청장을 만들었습니다.
케냐는 우리와 고용 협약이 돼 있지 않아서 국내에서 취업 비자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마라톤 대회에 초청되면 비자가 나온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이 일당, 이런 사실을 잘 알던 국내 한 지자체 소속 마라톤 선수와 배우자, 또 다른 지자체 코치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케냐 마라톤 선수 26명이 비자를 신청했고, 그 가운데 7명이 국내 입국했습니다.
[황창섭/ 창원해경 정보외사과장]
"케냐 쪽에서는 우리처럼 디지털이 발달했다든지 이런 시스템이 아니니까 아주 수기로 다 하고 하니까…"
그런 뒤 경남지역 양식장에 취업했습니다.
일당은 코리아와 케냐의 앞글자를 따 'KK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홍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케냐 일꾼 30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습니다.
[장석균/ 창원해경 수사관]
"50만 원을 받으면 케냐 본국에 돌아가게 되면 약 10배 차이인 500만 원 상당이 되기 때문에…"
마라톤 선수를 양식장 일꾼으로 만든 일당은 결국 붙잡혀 법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수로 왔으면 달려야 합니다.
(취재기자 조승현 영상취재 김영철)
(화면제공 창원해양경찰서)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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