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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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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미사일 ‘봉인해제’, 우크라전 게임체인저 될까···결정적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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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외교장관 “타격거리 길수록, 전쟁 짧아질 것”

영국·프랑스, 미국 따라 ‘러 본토 타격’ 입장 바꾸나

수세 몰린 우크라에 “뒤늦은 조치”···트럼프도 변수

경향신문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실사격 테스트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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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게 되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방정식이 바뀔지 주목된다. 러시아는 ‘3차 세계대전’까지 거론하며 확전으로 번질 수 있는 긴장 국면이 됐다고 반발하지만, 전쟁 판도를 크게 뒤바꿀 결정적 효과가 나타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겨우 허용된 장거리 미사일, 쿠르스크서 효과 낼까


AFP통신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장 상황에 매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타격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쟁은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태큼스를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공격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대상으로 며칠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 공격해 일부 점령한 지역으로, 파병된 북한군이 투입된 전선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장거리 무기 사용이 허용되면 (북한군에) 예방적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밝혀 북한군이 첫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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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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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로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군 공세를 저지할 수 있게 되면 훗날 휴전 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우크라이나 전문가 조지 배러스는 이번 조치가 북한군을 직접 위협해 추가 파병을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결정에 따른 파급효과로 유럽 국가도 그간 고집해온 ‘장거리 미사일 러시아 본토 타격 불가’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우크라이나에 희망적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섀도‘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할 것으로 전망되며, 프랑스도 긍정적 기류를 보인다고 보도했다. 다만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인공지능 유도 드론 4000기를 지원하되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침공 1000일째 맞이한 우크라…‘결정적 지원’으론 역부족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의 희망처럼 이번 조치가 중대한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이미 악화한 전황을 고려하면 전쟁의 흐름을 바꾸기엔 너무 늦은 조치라는 것이다. 군사 분석가들은 적극 공세를 펼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우크라이나측 요구에 미국이 결정을 미루는 사이 본토를 급습당한 러시아는 방어를 강화할 시간을 벌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대대적 반격을 가하려던 우크라이나의 시도는 때를 놓쳤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한 종류의 미사일에 대한 제한을 풀기로 한 뒤늦은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바라는 결정적 지원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BBC는 러시아의 주요 군사 장비가 이미 에이태큼스 사정거리 밖으로 옮겨졌다는 점도 짚었다. 미국은 최대 사거리가 300㎞인 에이태큼스가 쿠르크스 지역 북한군을 정밀 타격하는 데 쓰이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러시아는 군사 자산을 더 후방으로 재배치해 공격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값비싼 무기인 데다, 재고가 풍족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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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후 사망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무덤이 모여있는 우크라이나 리비우의 리차키브 공동묘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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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번 조치가 얼마나 지속할지도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면 이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2기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역시 “군사복합체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 기회를 얻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0일째 접어든 19일 전쟁의 참상은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영토의 20%가량을 러시아에 점령당했다. 인구는 4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유엔 인권감시단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난 8월까지 민간인 최소 1만1743명이 숨지고 2만4614명이 다쳤다. 파괴된 전국의 인프라를 재건·복구하는 비용만 2023년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등 경제 상황도 황폐해진 상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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