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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베일에 싸인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 계획’?…시민단체, 정보공개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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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잔 9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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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돌아가는 즉시 미등록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겠다고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날짜가 다가오면서 시민단체가 당국의 추방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라는 소송을 냈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일 이민자 추방 공약을 실행할 의지를 다지는 가운데 이민자 인권 보호 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역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이날 이민세관단속국(ICE)을 상대로 ‘신속한 불법 이민자 추방’의 구체적인 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제기했다.

ACLU는 이민자 대규모 추방 정책을 실행하는 하청사인 민간 항공사와의 계약 내용, 비행장과 지상 운송 과정, 아동 보호 관련 대책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항공편으로 이민자를 추방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수십년 사이 ‘ICE 항공’이라 불리는 민항 전세기가 동원되면서 추방 과정의 불투명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불투명한 이민자 수송 과정이 인권침해를 은폐한다는 점도 문제다. 단체는 “ICE 항공이 이민자 추방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며 “이 때문에 심각한 학대 문제도 은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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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들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인근에서 이민자 행렬을 관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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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자녀와 함께 추방된 여성 이민자들이 족쇄를 차고 ICE 항공으로 이동하다 콜롬비아 정부가 이를 적발해 추방 항공편을 일시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 2017년에는 미등록 이민자 92명을 태우고 소말리아로 향하던 비행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세네갈 활주로에 23시간가량 멈춰 있었는데, 이에 이민자들은 48시간 동안 족쇄를 차고 있어야 했다.

단체는 지난해 8월부터 3차례에 걸쳐 ICE에 이민자 추방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답을 받지 못하자 이날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ICE가 2019년 10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항공·육상 운송 예산으로 8억 달러를 책정하고도 회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국토안보부 감찰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들어 정보 공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선거 기간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에 착수하겠다고 장담해왔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ACLU의 선임 변호사인 카일 버진은 “우리는 지난 9달 동안 대규모 억류와 추방 문제에 대해 준비해 왔다”며 “이제 트럼프가 당선됐으니 계속해야 할 싸움이라는 게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 후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이민 추방 정책’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국경 차르’를 짐명한 데 이어 다른 요직에도 자신의 주장에 동조해 온 ‘이민 강경파’를 전진 배치했다. 전날에는 트럼프 2기 정부가 대규모 이민자 추방 작전에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사실이다”라고 적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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