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실세와 기존 실세 권력 암투 시작”
왼쪽부터 보리스 엡스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AP 연합뉴스·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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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스타인이 트럼프 2기 내각 인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엡스타인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천거한 것 등을 두고 지난주 엡스타인과 머스크 사이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13일 플로리다 제1구 하원의원인 게이츠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상원 인준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머스크가 법무장관과 일부 백악관 참모 인선에 엡스타인이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견제구를 날리자 엡스타인이 자신의 추천 인사에 대해 머스크가 의문을 제기한 것에 발끈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5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대화하고 있다./ X(옛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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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사이 갈등이 공개적으로 폭발한 건 지난 13일이라고 한다. 이날 플로리다주 트럼프 자택 마러라고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악시오스는 한 소식통이 당시 상황을 ‘거대한 폭발’이라고 묘사했다면서 머스크는 인사 정보를 포함한 인수위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 엡스타인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엡스타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신흥 실세’ 머스크와 트럼프 당선인에게 오랜 기간 충성해 온 ‘기존 실세’ 간 권력 암투라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이너서클’ 내에서 급속하게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옛 참모들과 갈등이 생겼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법률 고문 역할을 해 온 측근 보리스 엡스타인(왼쪽).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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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대선 기간 동안 현직 유명 CEO인데도 트럼프 당선인을 공식 지지하며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전력을 다 해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또한 1억1900만달러(한화 약 1660억원) 이상을 후원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에 경제 분야는 머스크가, 법조 분야는 엡스타인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오랜 참모 중에서도 최고 고문격인 엡스타인은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선 도전 때부터 캠프 선임 보좌관으로 일하며 트럼프를 도와왔다. 변호사인 그는 작년 트럼프 당선인의 성추행 입막음 등 형사 사건 4건에 대한 변호 전략을 짜고 이를 지휘해 왔다. 엡스타인은 법무장관에 지명된 게이츠를 비롯해 토드 블랑쉬 법무차관과 윌리엄 맥긴리 백악관 법률고문, 에밀 보브 법무부 수석 차관보 지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15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 공동의장인 하워드 루트닉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하도록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와 트럼프 당선인 가족들이 머스크에 호의적이어서 둘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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