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뉴질랜드 의회에서 마오리족 의원들이 법안을 반대하며 전통춤 '하카 공연'을 벌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19일(현지시간) NZ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나 라위티 마이피-클라크 마오리당 하원의원(22)이 지난 14일 원주민 마오리족의 권리를 보장한 '와이탕이 조약'을 재해석하는 법안을 논의하다 하카를 추는 영상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7억회 이상 조회됐다.
마오리족이 전투에 앞서 사기를 고양하기 위해 실시된 의식에서 유래된 하카는 기합과 함께 눈을 부릅뜨고 무서운 표정을 짓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럭비 경기에서 뉴질랜드 대표팀이 시합 시작 전에 진행하기도 한다.
온라인상에 확산 중인 영상에는 마이피-클라크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부릅뜨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원주민 출신이자 뉴질랜드 최연소 의원인 마이피-클라크 의원은 지난해 12월에도 마오리족 언어 탄압에 반대하며 하카를 추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곧 다른 당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하카에 동참했다. 그러자 마이피-클라크 의원은 법안의 사본을 두 갈래로 찢어버렸다. 곧 방청석에 앉아있던 관중들도 하카에 동참하면서 회의장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에 게리 브라운리 하원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하카를 주도한 마이피-클라크 의원에게는 24시간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문제가 된 법안이 다루는 '와이탕이 조약'은 영국이 마오리족을 통치하는 대가로 마오리족에게 일정한 토지와 문화적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1840년 영국과 마오리족 간에 맺은 조약이다.
법안을 발의한 우익 ACT당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는 "이 조약은 마오리족에게만 뉴질랜드인과 다른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 조약에서 정한 원칙이 명확하지 않아 조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마이피-클라크 의원을 비롯해 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마오리족에게 부여된 전용 토지나 문화 보존 노력을 없애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윌리 잭슨 노동당 의원은 "조약의 원칙은 명확하다. 파트너십과 문화 보존에 관한 것"이라며 "국왕 변호사 단체 등에서도 이 법안에 반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