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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현장에서] 지스타가 증명한 게임의 가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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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국내 최대의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지스타에는 44개국 1375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인 3359개의 전시 부스가 마련됐다. 21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았고, 메인 스폰서인 넥슨을 비롯해 크래프톤,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AAA급 대작들을 선보이며 국내외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2004년 '대한민국 게임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년을 맞은 지스타는 이제 아시아를 대표하는 게임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e스포츠 대회와 코스프레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를 통해 게임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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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기간 동안 B2B 전시장에는 2211명의 유료 바이어가 방문해 활발한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다. 특히 전년 대비 부스 규모가 확대 (2023년 896부스 → 2024년 924부스)된 B2B관에서는 네트워크 라운지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비즈니스 인프라를 강화했다. B2C 전시장에서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넷마블의 '왕좌의 게임: 킹스 로드' 등 기대작들이 공개돼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올해 공개된 신작들은 한국 게임의 기술력과 창의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게임 내 캐릭터가 AI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넥슨의 '카잔'은 창사 30주년을 맞아 공개한 차세대 액션 RPG로, 그간 쌓아온 기술력의 집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방대한 오픈월드에 생존 요소를 접목한 독창적 게임성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이러한 성과와 달리 게임 산업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 코드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자체적으로 게임 과몰입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령별 맞춤형 이용 가이드를 제공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WHO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게임이용장애의 의학적 기준이 불명확하고, 문제적 게임 이용이 대부분 1~2년 내에 자연적으로 해소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질병 코드 도입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20조 원 규모로 성장한 한국 게임 산업은 콘텐츠 산업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시도는 산업 발전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게임 업계는 이미 자율 규제와 이용자 보호 시스템을 도입하고,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는 등 책임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임 산업은 이제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AI와 같은 핵심 기술을 선도하는 분야로 발전했다. 질병 코드 도입을 논의하기에 앞서,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기술 혁신 측면에서의 재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게임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건전한 게임 이용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규제가 아닌 육성과 지원을 통해 게임 산업이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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