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모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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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 ‘남녀공학 전환 반대’ 농성에 나선 한 재학생이 현 상황을 ‘입사 사기’에 비유했다.
19일 여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하이니티에 올라온 동덕여대 재학생 인터뷰 영상 내용이 공유됐다.
학내 농성에 동참하고 있다는 이 학생은 “우리는 동덕여대로 알고 입학했는데 왜 논의 없이 전환하려 하느냐”며 “이건 약간 ‘입시 사기’ 같은 거다. 삼성 입사했는데 대표가 갑자기 샤오미로 이름을 바꾸는 것과 같은 충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통보식으로 전환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시위를 거하게 하지 않으면 또 통과될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이날까지 6만8000회 이상 조회된 이 영상에는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여러 커뮤니티 등에 공유돼 화제가 됐다.
동덕여대 재학생이 시위 참여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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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에는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최 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남녀공학 전환 반대 이유와 관련 “여전히 여성을 타깃으로 한 혐오 범죄가 굉장히 많이 발생하고 있고, 여성이 온전하게 한 사람으로서 자리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근본적으로 우리 대학의 설립 이유가 여성의 교육권 증진인데 이런 사회 속에서 여성 대학의 설립 이념에 반하는 개편을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농성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시위 방식이 과격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동덕여대 측은 남녀공학 전환설로 촉발된 이번 시위로 최소 24억4434만원에서 최대 54억4434만원의 피해 금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학생들의 난입과 집기 파손으로 취소된 취업박람회 주관 업체가 3억30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캠퍼스 내 건물과 시설의 보수 및 청소에만 20억~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불안감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교수님들이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며 “대학본부는 확실한 대답을 주지 않으니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이러한 행동이 나왔다고 본다”고 했다. 또 대학 측이 추산한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최대 추정액과 최소 추정액의 차이가 30억원이나 나는 것이 객관적 지표로 보기 어렵다”며 “대학 본부가 학생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동덕여대는 같은날 홈페이지에 ‘당부의 글’ 공지사항을 내고 “물리력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학교 측은 “공학 전환을 반대하거나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폭력을 행사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이번 불법 행위를 엄중히 다루려고 한다”며 “단체 행동으로 이루어진 불법 행위도 그 책임은 분명 개인 각자가 져야 한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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