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아는 지난해 판매 308만7384대(전년 대비 6.4%↑), 매출액 99조8084억원(15.3%↑), 영업이익 11조6079억원(60.5%↑), 당기순이익 8조7778억원(62.3%↑)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판매량과 매출액,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이날 기아 양재 사옥의 사기(社旗) 모습. 2024.01.25.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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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재고자산이 합산 30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재고소진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피크아웃(경기 정점 후 하락)에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왔지만 이번엔 정말 피크아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현대차·기아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재고자산 판매 속도를 의미하는 재고자산회전율이 현대차는 7.5회, 기아는 7회로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8.8회)보다 떨어진 8.2회였다. 기아도 같은 기간 8.5회에서 7.6회로 감소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뜻한다. 평균 재고자산을 매출원가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재고관리를 하고 있느냐를 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재고(차량)이 그만큼 늦게 팔려 매출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재고자산은 늘어 양사 합산 3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현대차의 재고자산은 18조8003억원으로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17조4003억원)보다 8% 늘었다. 기아의 재고자산은 같은 기간 11조2729억원에서 11조8201억원으로 4.9% 증가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SUV(다목적스포츠차량), RV(레저용차량) 등 고부가가치 차량의 생산 비중이 높아진 까닭에 재고자산 가치도 상승했다.
자동차 시장이 이제는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최근 3년 연속 역대급 실적을 경신했지만 판매량은 최근 꺾였다. 현대차의 올해 1월~10월 글로벌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한 344만7171대, 같은 기간 기아는 1.1% 줄어든 258만4244를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 수요 둔화로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에 더해 4년 만에 다시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 불확실성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동차 무역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주가도 이같은 추세 반영하고 있다. 올해 6월 28일 29만95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찍은 현대차는 이날 종가 기준 최고가 대비 27.5% 하락한 21만7000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최고가 13만5000원에서 28.4% 하락한 9만67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역대급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실적을 갈아치우며 피크아웃을 계속 유예해왔지만 최근엔 정점에 도달했다는 시각이 많다"며 "다만 미국 현지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하이브리드차 생산으로 캐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자율주행, 수소,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 성장 동력도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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