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월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탈북어민 북송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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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4명을 지난달 말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원은 사드 배치 의사 결정을 살펴보는 공익 감사 과정에서 정 전 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당시의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들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는 2017년 10월부터 추진됐지만,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등 여권 일각에서는 줄곧 사드 배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기 위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를 요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감사원은 이 단체가 청구한 사항 가운데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지연 △전자파 및 저주파 소음 등의 측정 결과 대국민 공개 기피 △관련 문서 파기 의혹 등에 대해 점검하기로 했고, 지난해 10월 국방부와 외교부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지감사를 실시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드 배치 지연 의혹에 대한 감사를 끝내고 내부 처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이 특정 사안을 수사 기관에 ‘고발’하기 위해서는 합의제로 운영되는 감사위원회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수사 의뢰’의 경우 감사원 사무처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또 국민감사청구의 경우 외부위원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감사 개시를 결정하지만, 이번 감사를 촉발한 공익감사청구의 경우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 개시를 판단할 수 있다. 감사원 사무처가 각종 견제 장치를 회피하며 ‘사드 감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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