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반도체 50주년··· 향후 50년 위한 'DS인의 일하는 방식' 공개 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했던 ‘기술 중시, 선행 투자’가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재계는 ‘메모리 세계 시장 1위’의 초석을 다진 기흥캠퍼스에서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 단지를 통해 반도체 성공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구에 집중한 사업 재편이 본격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차 준공을 앞둔 기흥 R&D 단지인 NRD-K가 삼성전자 반도체의 핵심 기술 거점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다양한 조직에 흩어져 있는 R&D 인력도 기흥으로 집약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2월 도쿄선언 이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본격 시작한 곳으로,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했고 이듬해 메모리 분야 1위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이재용 회장은 그간 두 차례나 기흥캠퍼스 현장을 찾을 만큼 R&D 거점에 공을 들여왔다. 이 회장은 2022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사면·복권 조치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당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날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작년 10월에도 이 회장은 기흥캠퍼스 건설 현장을 찾아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이 회장의 적극적인 R&D 투자 의지도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구개발 분야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8조8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으며, 첨단 패키징 설비를 확대하는 등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NRD-K에서는 HBM을 비롯한 선단 공정 기반 반도체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HBM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구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HBM 개발팀 규모를 확대하는 등 6세대 HBM(HBM4)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및 12단을 선점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HBM4부터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HBM4부터는 고객맞춤형(커스텀) 제품 양산이 본격화돼 R&D 센터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적자가 지속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다소 힘을 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면서 대만 TSMC를 비롯해 경쟁 파운드리사와 협업할 가능성도 시사했으나 당장 격차를 좁혀야 하는 HBM 사업에 집중도를 높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사업부는 연간 적자를 기록하고, 주요 사업인 메모리사업부에서는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고 있다. 이에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에 나올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드러날 이 회장 쇄신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끊임없는 위기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강도 신상필벌 인사 정책 단행을 점치고 있다.
또 삼성전자는 19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37주기를 맞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추도식을 거행한다. 이재용 회장은 물론 신세계, CJ,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주요 인사들이 선영을 찾아 이 창업회장이 강조했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어서 내달 6일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된다. 이에 따라 기존 ‘반도체인의 신조’를 대체하고 새로운 50년을 이끌 ‘DS인의 일하는 방식’이 공개될 예정이다.
아주경제=이효정 기자 hy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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