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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돌봄대란과 의료비 폭증을 방지하려면 의료, 보건, 복지, 요양이 통합된 대상자 중심의 노인 돌봄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대한재택의료학회(회장 이건세)는 지난 17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2024 추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형 재택의료, 제대로 가고 있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현직 재택의료 종사자는 물론 정부, 공공기관, 학계, 업계 관계자와 전공의, 의대 및 간호대 학생 등 학회 출범 이후 가장 많은 150여명이 참석해 재택의료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간호법 등 주요 법안 제정에 따른 재택의료 환경 변화와 도전 과제에 초점을 맞췄다. 돌봄통합지원법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 장애인 등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 제정됐다.
오전 세션에서는 '국가 정책의 변화: 돌봄 통합지원법과 간호법'을 주제로 법과 제도변화가 재택의료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재영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학회 법제이사)는 법적 관점에서 돌봄통합지원법과 간호법의 제정 의의와 한계를 짚었다.
김 변호사는 "돌봄통합지원법 제정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지역사회 기반의 공적돌봄서비스 근거를 마련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다만 재원 확보 방안이 미비하고 세부 시행령 없는 선언적 차원에 머물고 있어 제도 완비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상자 발굴 과정에서 개인정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노인의학 전문가인 윤종률 한림대의대 명예교수(전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는 '국가 재택의료 정책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의료비 급증은 고령화가 아니라 질병별로 분절된 의료 체계로 인한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학제 협진과 통합진료로 노인의 노쇠를 최대한 예방하고 만성복합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현재 시행 중인 방문의료 사업도 건강보험, 장기요양, 예산사업으로 쪼개져 있고 대상자도 장애인 노인, 소아 등으로 제각각으로, 제도가 분절적이면 반드시 공백이나 중복이 생기게 되는 만큼 재택의료라는 우산 아래 수요자를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통합적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헤서는 재택의료센터를 '건강노화/통합돌봄센터'로 확대 개편해 의료, 요양,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간호법 제정과 재택의료에서 간호사의 역할'을 발표했다. 탁 회장은 "간호법은 초고령사회에 필수적인 재택간호를 수행할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며 "간호법이 지역사회 간호돌봄 체계를 정립하고 간호사가 지역사회에서 지속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탁 회장은 "현재 재택간호는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등 재정에 따라 이원화돼 있다"며 "재택간호를 활성화하고 간호돌봄 사각지대를 없애려면 이용자 상태에 따라 재정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환하고 간호서비스를 통합건강관리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탁 회장은 하나의 기관에서 방문형 간호서비스를 이용자 중심으로 원스톱 제공할 수 있는 '지역통합방문간호센터'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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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천 세션에서는 시니어 디지털 케어 기업인 제로웹의 이재현 대표가 '디지털 헬스의 재택의료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대상자의 신체 움직임, 문열림, 냉장고 이용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즉각적 대응으로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문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왕진연구소 대표)은 재택의료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는 디지털 플랫폼 '지브로(Zbro)' 앱을 활용해 방문진료 효율을 높인 사례를 소개했다.
특별 세션에서는 치매환자 치료 매뉴얼(박건우 고려의대 안암병원 교수·학회 이사장) 파킨슨 환자 치료 매뉴얼(이상범 서울신내의원 원장) 발표가 진행됐다.
박건우 재택의료학회 이사장은 "신경계 질환을 필두로 학회 차원에서 전문분야별 재택의료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개정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후 세션에서는 방문진료, 방문간호 등 재택의료 현장 전문가가 대상자 중심의 통합 돌봄을 제공하는 전략을 주제로 노동훈 편한자리의원 원장 이윤경 바야다홈헬스케어 교육이사·재가센터장 강헌대 민들레돌봄의원 원장 이민아 서울종합간호요양센터 대표가 현장에서 느끼는 통합 돌봄의 걸림돌과 종사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필요성, 재택의료센터와 방문간호센터 연계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건세 재택의료학회 회장은 "통합 돌봄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법적, 구조적 장벽이 존재하고 종사자들의 인식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돌봄과 직결된 간호법과 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됐지만 아직 허술한 점이 많다. 재택의료 저변을 확대하고 질 높은 재택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 개선과 교육, 인증, 수가 개발 등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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