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대교 위 20대 청년, 경찰 손 잡더니…“혼자 무서웠는데, 감사”

지난 16일 저녁 경찰이 반포대교 난간에 오른 20대 남성을 설득하는 동안 소방관들이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모습. 서울 서초경찰서 제공.

신변을 비관해 반포대교 난간에 올라섰던 20대 남성이 경찰의 설득으로 20분 만에 구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6일 저녁 8시50분께 “친구가 술을 엄청 마시고 혼자 한강에 간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반포대교 남단 45번 교각 위에 있는 20대 남성 ㄱ씨를 발견했다. 이어 소방서에 에어매트 설치를 요청하고, 반포지구대 순찰 2팀 소속 위기협상요원 2명을 즉시 투입했다.

위기협상요원은 신분을 밝히고 ㄱ씨를 안심시키며 천천히 다가갔다. 이어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 어려운 일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해보자”며 대화를 시도했다. 또 손을 뻗어 “안전하게 모시러 왔다. 손을 살짝 잡겠다”며 ㄱ씨의 손을 잡고 공감의 대화를 이어갔다. 그뒤 협상요원까지 올라와 ㄱ씨의 손을 잡고 반포대교 상단으로 이동해 구조에 성공했다. 투입 20분 만이었다.

ㄱ씨는 당시 “혼자 있기 무서웠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순찰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힘겨웠던 일들을 자세히 털어놨다고 한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9월부터 자살시도자에 특화한 ‘지역 경찰 위기협상요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서가 아닌 파출소, 지구대 등 지역 경찰 순찰팀에서 56명을 선발해 자살기도자 구조 현장에 투입해 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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