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채널 핫 클릭] 위기의 삼성전자… 반격의 조건은?
앞으로의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될까. 최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는 24년 차 반도체 애널리스트,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삼성전자 위기설과 반격의 조건’을 주제로 한 영상을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수차례 선정된 국내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다. 이번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그래픽=양진경 |
◇외국인은 왜 등 돌렸나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철저하게 기업의 펀더멘털과 미래 가능성을 본다. 그런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다면 삼성전자 미래를 상당히 어둡게 본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였던 부문에서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 매출액이 애플의 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고 마진 차이도 3배가 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해온 독보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물론, HBM(고성능폭 메모리)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기술 기업이기 때문에 기술 경쟁력이 약화되면 당연히 투자자들로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HBM3E가 아직도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을 MR-MUF 방식(칩을 쌓은 다음 한 번에 붙임)으로, 삼성전자는 TC-NCF 식(층마다 필름을 붙여가며 쌓음)으로 만든다. 처음엔 이 조립 방식 차이가 품질 테스트에 영향을 미치는줄 알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삼성전자와 같은 방식을 쓰는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제 여의도 증권가에선 제조 방식이 아니라 칩 자체, HBM의 원재료가 되는 삼성전자 DDR5 D램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본인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사실 2년 전부터 삼성 DDR5에 대해선 여러 흉흉한 소문이 있었다. 미국 빅테크에 납품했던 제품이 반품됐다는 얘기가 있었고, 그 이후 PC용 제품이 나왔을 때에도 용산전자상가 딜러들 사이에선 ‘이상하게 고객들 반품이 많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지금 와서 보니 칩 자체의 문제점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최근 삼성전자 전영현 부회장이 실적 발표 때 쓴 반성문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부분도 칩의 기술적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어쩌다 경쟁력을 잃게 되었을까.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감옥에 다녀왔고,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서도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의 미래를 신경 쓰기보다는 사법 리스크 같은 현안 해결 쪽에 무게중심이 많이 가있던 것들이 중요 원인일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픽=양진경 |
◇앞으로의 주가 전망
-최근 ‘4만전자’를 찍은 삼성전자 주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증권가에선 시나리오에 넣지 않고 있는 범위의 주가 수준이다. 삼성전자 밸류에이션의 저점은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1.1배 수준, 약 6만원대다. 그런데 주가가 그 밑으로 내려왔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시나리오에 넣고 있지 않는 범위다.”
-삼성전자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술력 회복이 급선무다. 삼성은 세계 최고의 테크놀로지 회사가 되고 싶었고 그 문턱까지 갔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여러 요인에 의해 생각보다 빨리 와해가 됐고, 그 사이 세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AI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하지만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삼성전자에는 우수한 자원이 많다. 현금도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다. 또 우리 성에는 차지 않지만 사실 적지 않은 이익도 내고 있다. 이런 기반이 있기 때문에 조직을 잘 추스려 예전 모습을 회복해 나간다면 다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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