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올해 본격화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의 차기 수혜 업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AI 칩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HW) 업체들에 이익이 집중됐다면, 이후 생성 AI와 결합한 형태의 SW가 시장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대 초 급성장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산업이 형성될 때 HW가 주도하고 SW가 바통을 넘겨받는 흐름은 이미 한 차례 확인됐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시작된 퀄컴과 ARM의 모바일 칩 경쟁은 삼성과 애플의 고성능‧혁신 기기 경쟁으로 이어졌다. 이후 스마트폰 관련 산업은 구글‧아마존 같은 혁신 SW업체들의 성장으로 순환됐다.
AI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AI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보다 200% 이상 상승하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이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SW업체의 성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제품‧서비스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결합 서비스가 주목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SW업체들의 성장 주기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01억원을 거두며 6분기 연속 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전년 동기보다 29.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8.4%로 직전분기에 비해 5.2%포인트 개선됐다. 전사적자원관리(ERP)의 클라우드 제품인 '아마란스10'이 고속 성장을 주도했다. 아마란스10 매출은 전년 대비 195.0% 늘며, 총 매출 중 12%를 책임졌다. 향후에는 지난 6월 출시한 ‘원 AI’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서비스는 챗GPT와 업무 운영 프로그램(솔루션)을 결합한 올인원 기능을 갖췄다. 출시 후 이미 11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기존 7만2000개의 고객사가 공략 대상으로, 내년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12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107.6%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분기 평균 매출 성장률은 26.8%에 달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분기 성장률인 5.4%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4분기에는 상반기부터 진행하던 정부·공공기관 거래(B2G) 대상 AI 사업들의 성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검증(PoC) 단계를 거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면 내년 정식사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판 코파일럿’으로 평가받는 ‘한컴어시스턴트’도 지난 6월 시범 버전 출시 후 내년 본격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S의 주요 계열사인 엠로도 3분기에 사상 첫 매출액 '2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3억9000만원으로 238.4% 늘었다. 이는 증권가 추정치를 80% 넘게 상회한 호실적이다. 엠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다양한 대기업들의 클라우드 기반 공급망관리(SCM)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향후에는 미국 시장에서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 10월 연 매출 6조원 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사 미국 제품인 ‘케이던시아(Caidentia)’의 첫 계약을 알렸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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