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외국인 보유 주식이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이탈로 인해 지수는 연일 뒷걸음질해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 못한 수준으로 저평가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행보와 관련된 글로벌 정세 변화가 외국인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4877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총 1973조5130억원에서 32.30%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초 32.7%로 시작된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7월 36%대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8월 34%, 9월 33%, 10월 32%로 감소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달에도 코스피에서 1조877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연초 2669.81에서 지난 15일 기준 2416.86으로 9.47% 떨어졌다. 특히 코스닥은 연초 878.93에서 685.42로 22.02% 급감하며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봐도 코스피와 코스닥의 부진은 눈에 띌 정도다. 특히 코스닥 하락 폭은 전쟁 중인 러시아 증시보다 못하다. 러시아 RTS 지수는 연초 1073.14에서 862.94로 19.59% 하락했다.
‘트럼프 리스크’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만큼 미·중 갈등이 다시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동맹국에 대한 무역 압박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수출에 의존한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경쟁력에서 주요국에 밀리게 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취약했던 점이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반도체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고, 이차전지와 전기차에서 중국과 격차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가 압승하면서 (주력 산업 경쟁력 저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홍승우 기자 hongscoop@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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