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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트럼프 리스크’ 외국인 이탈 가속화…코스피 비중 연중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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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코스피가 15일 소폭 내려 사흘째 2,410대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0포인트(0.08%) 내린 2,416.86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5.81포인트(0.24%) 내린 2,413.05로 출발해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2,400선을 내준 뒤 보합권 내 등락하다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86포인트(0.57%) 오른 685.42에 원/달러 환율은 6.3원 내린 1,398.8원(주간거래 종가)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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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이탈 현상이 계속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이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17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637조7200억원으로 이날 전체 시총 1972조6120억원 가운데 32.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중으로 따지면 올해 최저치다.



지난 1월2일 기준 전체 시총(2147조2240억원)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은 702조6440억원으로 비중이 32.72% 수준이었지만, 지난 7월10일 기준 2340조8120억원 중 845조1540억원으로 36%까지 늘어난 바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은 8월 35%, 9월 33%대로 점차 내려앉았고, 11월 현재까지 계속해서 줄어드는 추세다.



이번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5일까지 이틀(4·7일)을 빼놓고 모두 순매도했다. 지난 7월까지 5월을 제외하고 매수세가 더 강했지만,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는 ‘팔자’는 입장이 더 우위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15일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이 32.82%까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은 외국인이 시총 1위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외국인이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동안 사들인 삼성전자 주식은 누적 순매수 기준 10조7600억원 규모이지만, 이들이 지난 8월부터 11월15일 현재까지 3개월 반 동안 팔아치운 금액은 17조8310억원에 달한다.



올 초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도 역시 삼성전자로 순매도 총액은 17일 기준 7조1470억원이다. 이어 LG화학(2조4180억원), 삼성SDI(2조2530억원), 네이버(1조2410억원) 순이었다.



지난 11월 초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두고 시장이 트럼프 재선에 베팅한 데 이어 실제 그가 선거에서 이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는 더 흔들렸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한때 코스피가 8월 초 ‘검은 월요일’ 이후 처음으로 24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산업구조 상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고, 트럼프 당선에 따라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이 부각됐으며, 해외주식이나 가상자산 등 대안 투자처 또한 확대된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으며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3E) 공급 차질 이슈 또한 외국인 이탈을 부추긴 원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 시장이 트럼프 리스크를 반영하며 크게 조정받은 상황이고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수요 둔화 우려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주식시장 낙폭이 컸고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기에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은 있어 보이지만 2025년 1월20일 취임식 이후에야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실제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 적용 시점이 정해지고 이와 관련한 무역 협상 진행 등 실질적 조치가 구체화하기 전에는 이러한 불안감이 줄어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관론 대신 역발상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역사적 저점 밸류에이션(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 0.9배)에 근거한 역발상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 미국 소득·법인세 인하, 에너지 생산 확대를 통한 물가 압력 완화 등은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전술적 특면에서 트럼프 2.0 시대에 수혜가 예상되는 바이오, 조선·방산·기계를 비롯해 한국 경제 우위 산업인 엔터·미디어·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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