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어떻게 2년 반을 더”…학부모·해병·교수·노동자 이은 ‘촛불 행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등 시민단체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집회에서 시민과 야당 대표들이 행진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펼침막을 앞세운 촛불 행렬이 가을비가 내리는 서울 도심 거리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구호와 함께 흘러나오는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손팻말을 흔들던 시민들은 8년 전 서울 도심을 수놓았던 촛불 행진이 떠오른다고 입을 모았다. 13살, 11살 자녀와 함께 행진하던 이경빈(52)씨는 아이들을 보며 “박근혜 정권 탄핵 시기에도 거리에 나왔던 아이들이다. 산교육의 장이라고 생각한다”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떠나 법조차 공정하지 않은 현재 상황을 보며 나라 돌아가는 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민중행동 등 주요 시민단체가 꾸린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 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을 열었다. 그간 촛불행동 등 일부 단체와 노동조합 중심으로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 퇴진 행동이 주요 시민사회단체로까지 외연을 넓힌 것이다. 이날 행진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야 5당도 앞서 열린 ‘제3차 국민행동의 날’을 마치고 합류했다.



행진에 앞선 집회 무대에 오른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대통령 거부 선언’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해병대 예비역 대위인 방혜린 군인권센터 상담팀장은 “한때 사랑했던 조직이고 자랑스러웠던 해병대 일원으로서 부끄럽기 그지 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며 “대통령 업무분장에 민의를 무시하고 장군님 보호하기가 적혀있느냐”고 채상병 특검을 지속해 거부하는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신세영 민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깡그리 무시하고,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인 국회의원에 의해 통과된 법률안에 거부권을 남발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자격과 인권 감수성을 갖춘 자가 대통령이 되어 오직 국민을 위해 국민의 대표 역할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등 시민단체 주최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야당도 강경한 비판 목소리를 이어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정치는 엉망이다. 외교는 허망하다. 경제는 폭망이다. 보수는 민망해한다. 그런데 개선은 난망하다. 그리하여 우리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며 “헌정중단의 우려보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교수님들도 학생들도 노동자들도 한목소리로 나섰다. 모두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국민의 생명, 안전, 행복, 존엄 그 무엇에도 관심두지 않는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 외교를 하고, 행정부 수반으로 민생을 책임지고, 국군통수권자로 안보를 지휘하는 나라에 어떻게 2년반을 더 살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뒤 광화문을 출발한 촛불 행진은 별다른 충돌 없이 종로1가와 명동을 지나 마무리됐다. 행진 참여 시민들은 촛불 행렬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길가의 시민들을 향해 손팻말을 흔들어보이며 구호와 노래를 이어갔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핫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