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3년 전 경매에서 사인이 들어간 스포츠 사진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그가 백 년이 넘도록 사랑 받는 이유가 이 장면에 있습니다. 재판정을 나서는 그를 소년이 붙잡았습니다.
"그러지 않았다고 말해줘요, 조. 그러지 않았다고…"
조가 말했지요. "얘야, 미안하지만 그랬단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조, 미국인의 가슴에 멋진 사내로 남아 있습니다.
거꾸로 거짓말을 감추려고 또 거짓말하는 사람은 '연쇄 거짓말쟁이'(Serial Liar) 라고 하지요.
그런 자는 법적 도덕적으로 합당한 대가를 치르고야 맙니다.
이재명 대표가 집행유예 징역형을 받는 순간, 가장 북받쳤을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고 김문기 씨의 유족이 아닐까요.
"그걸 보며 우리 가족 모두가 한 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습니다."
고인의 발인 날 이 대표 부부가 올린 흥겹게 춤추는 영상, 이걸 보고 팔순 어머니가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고인을 비롯해 측근과 주변 네 사람이 숨질 때마다 남탓부터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다"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검찰 탓이지 이재명 때문이냐?"…
비서실장을 지낸 이가 유서에 썼지요. '본인 책임을 알고 있지 않느냐. 더 이상 희생자가 없도록 정치를 내려놓으라.'
이 대표는 열흘 뒤 가려질 위증 교사 혐의만 부인하느라 힘을 쏟았습니다. 설마 오늘 징역형을 받으리라곤 꿈도 꾸지 않았겠지요.
"오늘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 될 것입니다."
맞습니다. 이 대표 개인 사건들을 놓고 나라가 두 쪽 난 지난 3년, 단식까지 벌어지는 온갖 곡절들이 크게 출렁이며 한 굽이를 틀었습니다.
이 대표가 말한 대로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할 겁니다.
'법불아귀(法不阿貴)' 법은 신분이 귀한 자, 힘센 자에게 아첨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평범하되 고귀한 믿음을 확인시켜 준 용기에 경의를 바칩니다.
11월 15일 앵커칼럼 오늘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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