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행보에 사용자 이탈 가속
친정부적 성향에 검열 강화 우려 확산
“美대선 이튿날 인수후 최대 이탈 경험”
英·스페인 매체, 콘텐츠 게시 중단 발표
美언론, 엑스 대체 플랫폼 유입에 주목
블루스카이, 2주 새 1300만→1500만 ↑
SNS ‘스레드’도 1주일 간 100만명 증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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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따르면 대선일 이후 엑스에서 사용자의 지속적인 이탈이 포착되고 있다. 이 매체는 “선거 다음 날인 6일 엑스는 2022년 머스크가 플랫폼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사용자 이탈을 경험했다”면서 “이제 사용자들은 엑스를 대체할 SNS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발탁돼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이런 이탈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엑스 측은 대선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플랫폼을 떠났는지에 대한 데이터 공개를 거부하는 중이다. 그러나 대항마로 꼽히는 SNS 플랫폼들의 대선 이후 회원 증가세를 보면 엑스의 타격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중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는 플랫폼이 블루스카이다. 지난달 말 약 1300만명이던 가입자 수가 불과 2주 만에 1500만명까지 불어난 것이다. 블루스카이 측은 “신규 사용자 대부분이 미국 국적”이라며 최근 사용자 대거 유입에 대선의 영향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블루스카이는 엑스와 달리 사용자의 데이터가 운영사에 집중되지 않는 탈중앙화 SNS로 이미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부터 유력한 대체 플랫폼으로 꼽혀 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엑스에 대항해 내놓은 SNS인 스레드 역시 수혜를 봐 대선 이후 1주일 동안 약 100만명의 사용자가 증가했다.
엑스의 친정부적 성향이 강화돼 검열이나 가짜뉴스 유통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용자들이 ‘플랫폼 망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 엑스로 개편하면서 이런 우려가 확산했는데 대선 과정에서 나온 가짜뉴스, 혐오표현 등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은 엑스의 운영행태와 머스크의 친트럼프 행보가 사용자들의 우려를 확신으로 바꾼 것이다. 실제로 블루스카이에 유입된 새 회원들이 ‘광고나 혐오 발언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을 찾아왔다는 취지의 글을 공유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런 이탈은 개인 사용자뿐만 아니라 SNS 플랫폼을 독자와 접촉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미디어들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인 가디언은 이날 엑스에 콘텐츠 게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매체는 “미 대선 캠페인은 우리가 오래 고려해 온 것을 잘 보여줬다. 엑스가 유독한 미디어 플랫폼이며 소유주 일론 머스크는 그 영향력을 정치적 담론 형성에 활용해 올 수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결정의 배경을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행되는 중도 성향의 일간지 라방가르디아도 14일 “엑스에 콘텐츠 게시를 중단하고 계정을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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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가 머스크로 인해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언론자유를 위한 국제비영리 단체인 전자프론티어재단의 로리 미르는 “대중은 이미 엑스의 주관적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엑스는 우리가 온라인에서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고 의존하는 사이트의 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한 중요성을 모두에게 가르쳐 준다”고 밝혔다.
다만, 엑스는 이런 대체 SNS의 성장세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엑스는 지난주 “미 대선과 관련한 글로벌 담론을 지배했다”고 밝히며 “대선 당일 신규 회원 유입이 15.5% 늘었으며, 전 세계 포스팅 수가 9억4200건으로 신기록을 세웠다”고 주장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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