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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수능, 떨리지만 준비한 대로"…후배는 큰절 응원, 부모는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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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분위기 속 수험생들 입실…곳곳 후배 응원 열기
"노력한 만큼 결과 나오면 좋겠다" 학부모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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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이 차례로 시험장에 입실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중동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입실 전 학부모와 포옹하는 모습./이동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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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사건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들이 차례로 시험장에 입실했다.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험장 곳곳에서는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열기도 뜨거웠다. 수험생들은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부모와 후배들 격려를 받으며 시험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 '긴장', '초조'…이른 새벽부터 수험생 발길

이날 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1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해가 뜨기 전부터 수험생들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6시30분 교문이 열리자 하나둘씩 수험생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교직원들은 수험표를 확인하고 들어가는 수험생들 뒤로 "수고가 많다"고 격려했다.

서울시교육청 제13지구 제15시험장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와 제13지구 제13시험장이 차려진 구로구 신도림고에도 오전 6시30분이 지나자 수험생들을 태운 차량이 속속 도착했다. 이윽고 오전 7시가 넘자 도착하는 수험생들이 늘었다.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은 상기된 표정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에 머무는 등 예년과 달리 수능 한파가 찾아오지 않아 수험생들은 대체로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두툼한 점퍼 대신 후드티셔츠나 얇은 점퍼를 입고 도시락 가방을 든 채 시험장으로 향했다.

체대를 준비한다는 경신고 박준기(18) 군은 "이틀 전부터는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연습을 하는 등 열심히 준비했다"며 "수능 마치면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은데 실기 준비하러 또 학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국제고 성율규(17) 군은 "집이 멀지는 않은데 오전 5시30분부터 일어났다"며 "떨리지는 않고 준비한 대로 시험 보고 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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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제13지구 제13시험장이 차려진 구로구 신도림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을 배웅하러 온 학부모들이 정문 앞에 서있는 모습./이하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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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 정동욱(18) 군도 "부모님이 차로 데려다 주셨는데 긴장하지 말고 잘 보고 오라고 응원해주셨다"며 "준비를 열심히 하긴 했는데 조금 덜 된 부분도 있어 아쉽다. 그래도 끝나고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다"고 했다.

대영고 강연서(18) 양은 "벌써 고3이 될 줄 몰랐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며 "시험 잘 보고 열심히 놀겠다. 시험 끝나면 NCT 콘서트에 가고 싶다"고 기대했다. 구로고 정채윤(18) 양 역시 "아직도 작년 12월 같은데 생각보다 고3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놀랐다"며 "수시 보는데 꼭 최저를 맞추고 싶다"고 했다.

이날 수능 시험장에는 N수생들도 다수 보였다. 의대 증원에 따라 올해 수능에는 21년 만에 가장 많은 16만1784명의 N수생 수험생이 응시했다. 제15지구 제7시험장이 마련된 용산구 용산고에서 만난 윤강인(19) 씨는 "조금 떨리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과정 자체에 후회는 없다"며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호(19) 씨는 "그냥 시험 보는 거니까 떨리거나 하진 않다"며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제16지구 제10시험장인 송파구 방산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이나영(19) 씨는 "현역일 때와 달리 혼자 하는 느낌이라 외로웠다"며 "힘들 때마다 '너를 믿는다'는 부모님의 편지가 힘이 됐다"고 했다. 최은영(23) 씨 역시 "대학을 다니면서 준비해 준비를 많이 못 해서 떨린다"라며 "공부에 갈망이 남아있어 준비한 만큼 잘 보고 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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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1시험장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온 배문고등학교 후배 고등학생들이 '수능만점', '수능대박기원' 피켓을 들고 서있는 모습. /송호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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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자녀를 안아주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머리 위로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저마다 "아들아 수능 잘 봐라", "재밌게 하고 와", "파이팅", "잘 하고 와. 엄마 기도하고 있을게"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보낸 일부 학부모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자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1분 넘게 손을 흔들며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도 있었다. 도시락을 챙겨주며 등을 토닥이는 어머니, 차량 운전석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아버지 모두 눈시울을 붉혔다.

학부모 조진희(51) 씨는 "딸에게 빨리 끝내고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며 "수능 도시락은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참치볶음밥을 싸줬는데, 일주일 정도 계속 연습했다"고 말했다. 신윤숙(56) 씨도 "아들이 디자인학과를 가기 위해 3년간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며 "아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뭇국, 두부계란부침, 묵은지볶음, 오이초무침을 싸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다"고 했다.

김효정(50) 씨는 "3년 동안 아이가 고생한 걸 보면 짠하면서도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며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신나게 다녀왔으면 좋겠다. 끝나면 아이가 좋아하는 소곱창을 먹으러 갈 것"이라고 했다. 재수생 자녀를 둔 박정자(49) 씨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고 두 번째인데 열심히 지원을 했다"며 "부담 없이 떨지 말고 응원하는 사람 있으니 잘 하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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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정문에서 수험생들을 응원하러 온 후배들이 큰절을 하고 있는 모습./이동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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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원', '격려'…"정직. 필승" 거수 경례도

이날 시험장 곳곳에서는 후배들의 응원전 열기도 뜨거웠다. 중동고 2학년 학생 20여명은 오전 5시50분부터 개포고 앞에 모였다. 학교 점퍼를 입은 학생들은 선배들이 도착하자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거수 경례를 하며 "정직. 필승. 들어가십시오"라고 외치자 선배들은 쑥스러워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오전 8시10분이 지나자 일제히 정문 앞에서 큰절을 하며 선배들을 향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중동고 2학년 기태원(17) 군은 "학생회에 동아리까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왔다"며 "작년엔 재밌었는데 저도 1년밖에 안 남아서 마음이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고 웃어보였다. 주범석(17) 군은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꼭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컨디션 관리 잘해서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배문고 1, 2학년 학생 10여명도 이날 용산고 앞에 모여 선배들을 응원했다. ‘선배님은 배문의 희망이고 배문의 미래입니다. 선배님 응원합니다’, ‘배문고 파이팅. 딱 붙어라’, ‘선배님들 수능 만점 가즈아. 수능 대박 기원’ 등이 적힌 현수막과 깃발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선배들이 지나갈 때면 선물과 음료를 건네며 시험을 잘 치르기를 기원했다.

이들은 "배문 파이팅", "수능 대박" 등 구호를 외치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문고 1학년 이지한(16) 군은 "고등학생 되면서 학생회 활동하고 응원하러 오니까 좀 많이 실감도 된다"며 "선배들이 자랑스럽게 시험 잘 봤으면 좋겠다. 혹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끝까지 열심히 해서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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