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수험표와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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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치러지면서 출제·검토위원의 ‘감금 생활’도 40일 만에 끝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검토위원 500여명, 진행·급식·보안 등 행정 업무를 맡는 230여명 등 총 730여명은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꼭 40일간 합숙 생활을 해왔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 시험이 진행되는 5교시(오후 5시 5분∼45분)가 끝나면 이들에 대한 사실상의 감금도 해제된다.
오류와 논란이 없는 문제를 내야 한 출제·검토위원들의 고충은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적정 난도를 확보해야 했다. 의대 증원 이후 치러지는 첫 수능인 만큼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항 출제 압박감이 컸다고 한다.
평가원의 현직 교수·교사 인력풀에서 무작위로 추첨·선발된 출제·검토위원들은 모처에서 합숙하면서 수능 본 문항을 출제했다. 이달 초 출제를 마치고 인쇄소로 시험지를 넘겼다.
재난 등으로 수능이 연기될 상황에 대비해 같은 분량의 예비 문항도 출제해야 해 심적·체력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숙 기간 내내 외출하지 못했다. 휴대전화·블루투스 이어폰 등 통신기기도 일절 사용할 수 없었다.
인터넷도 출제와 검토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부와 단절된 채 생활하는 데다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압박감, 한치의 오류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이 더해져 이들의 스트레스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킬러문항 배제 2년 차를 맞는 이번 수능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문제 출제에 고충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력 확보를 위한 적절한 문항을 출제해 논란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수능 국어영역 독서 문제 등을 킬러문항의 예시로 들며 교육부에 ‘공교육 밖 출제 배제’를 지시했다. 교육부는 현직 교사 25명으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를 처음으로 구성해 킬러문항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올해도 같은 규모의 점검위를 꾸렸다. 점검위원들도 출제·검토위원과 함께 40일간 합숙했다. 국어·수학·영어 교사 각각 3명, 사회·과학탐구 각각 8명으로 구성된 점검위는 사교육을 받지 않은 수험생들이 공교육 과정만으로 풀 수 있는 문항인지를 합숙 기간 내내 분석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점검위는 분석 결과 킬러문항이 없음을 최종 확인했다”며 “아울러 점검위는 출제 문항이 사교육업체 자료와 유사한지도 검증해 수능 출제의 공정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검토위원이 합숙에 들어가기 전 ‘수능 평가자문위원회’를 운영해 킬러문항 없는 수능 출제를 위한 자문도 구했다. 자문위는 12월 6일 수능 성적 발표 후에도 킬러문항 없는 수능을 위한 향후 출제 방향을 계속 자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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