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신라 387억, 신세계 162억, 현대 80억…적자 전환
"면세시장 세계 1위였는데…정부 지원책 절실"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면세점.(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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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내 주요 면세점들이 3분기 일제히 '영업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남은 하반기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이 늘어날 공산이 큰 데다 코로나19 이후 적용돼 온 특허수수료 감경 혜택이 연장될지 여부도 미지수라 면세업계는 비상경영 속 자구책 마련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008770) 신라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8448억 원이었다. 영업손실은 1년 새 163억 원에서 387억 원으로 확대됐다.
국내 시내점 매출은 8.2% 증가했으나 공항점 등 매출이 5.7% 감소한 영향이다. 호텔신라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창사 이래 처음 1328억 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신세계(004170)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8.2% 증가한 4717억 원이었으나 1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133억 원 이익)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개별관광객(FIT) 매출이 33% 늘었으나 인천공항 정상 매장 확대에 따른 임차료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현대백화점(069960) 운영 현대면세점은 중국 관광객 회복세 둔화 등에 따른 시내면세점 실적 부진으로 3분기 매출이 3.9% 증가한 228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0억 원 감소해 80억 원 손실로 마이너스가 됐다.
공항 면세점 운영 확대로 일반고객 비중이 늘어났는데도 시내면세점 매출이 줄었고, 전년 프로모션 비용 저베이스 여파도 있었다.
엔데믹에도 여행객의 쇼핑행태 변화 등에 영업적자가 커져만 가면서 업계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비용 감축 등 고삐 죄기에도 이미 들어갔다.
이날 실적발표가 예정된 롯데면세점은 6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유임된 유신열 대표가 비상경영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적자가 지속돼 온 현대면세점은 대표이사가 박장서 영업본부장으로 교체됐다.
2020년부터 4년간 코로나19 피해업종으로 인정돼 적용됐던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50% 감경 혜택이 올해 치 수수료까지 연장 적용될지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허수수료는 매출액에 따라 0.1~1.0% 수준(대기업 기준)을 이듬해 3월까지 내게 돼 있어 영업적자가 커져도 매출이 늘었다면 낼 돈은 더 늘어난다.
인천공항이 기존 고정 임대료 대신 여객 수를 기준으로 임대료 부과 기준을 바꾼 것도 면세업계 입장에선 부담이다. 지난해 철수한 롯데면세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3사는 모두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은 면세점이 인천공항 확장 공사 등으로 임시 매장을 운영해 와 매출과 연동된 임대료를 내왔지만, 정식 매장 오픈 뒤로는 공항 이용객 수에다 입찰 과정에 업체별로 써낸 투찰금액을 곱해 임대료를 내야 한다.
문제는 공항 이용객 증가가 꼭 매출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3~4분기엔 전 분기 대비 인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이 증가하며 면세점들의 단기 실적 예측 가시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면세점 수익성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저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들이 모두 적자를 내고 있어 수수료와 임대료에 대한 부담감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세계 1위였던 면세시장이 더 밀리지 않도록 위기를 이겨내려는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 지원책도 검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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