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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AI로 생산성 1% 높이면 물가 1% 하락"...구조개혁 핵심 어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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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자료=D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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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구조개혁 핵심 어젠다로 떠올랐다. AI 기술 진보가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책무를 지키고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마법의 열쇠'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자들의 입에서 잠재성장률과 AI 성장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AI 열풍이 미국 기업들의 장기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를 좌우하는 중립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13일 한은과 주요 투자은행(IB)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기술을 통해 노동생산성이 1%포인트 증가하면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생산성 향상이 가속하는 AI 기술 확산 시기에 인플레이션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총요소생산성(TFP)과 자본지출 증대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 결과다. AI 도입을 통해 노동력을 보다 생산적인 활동에 재분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 늘어나면 총요소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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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BNP파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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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AI 도입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AI 도입을 통해 노동생산성이 평균 25~26% 정도 높아졌다. AI가 광범위하게 도입된 후에는 노동생산성이 연간 약 1~2%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끌어올린 생산성은 고용을 살리고 물가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생산성 향상은 제조업보다는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클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에 따르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물가가 최대 2%포인트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하락의 60%까지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노동생산성 향상과 물류시스템 등 공급망 개선으로 생산비용이 하락함에 따라 AI가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굳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도 노동력에 대한 보상(임금 인상)이 활발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없는 경제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경제가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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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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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의 전환이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 확대로 이어진다면 중립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한다.

한은은 "미국의 중립금리는 생산성 증가 변동과 높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특히 IT 혁신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본격화된 1990년대 후반 이후 중립금리가 생산성과 함께 급격히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도 AI를 국가 경제 생산력을 끌어올릴 핵심 요소로 키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지난 6월 한은 경제연구원에서 공개한 '우리나라 기업의 자동화 기술 도입이 고용량과 임금에 미친 영향에 관한 실증분석' 논문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대기업(종사자 수 300인 이상)의 고용량 변화율이 약 1.6% 증가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통계청의 기업활동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2017~2021년 국내 기업의 AI 도입이 고용량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논문을 작성한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AI 도입이 국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란 점은 명확하다"며 "AI 도입에 대한 대중적 우려를 불식하고 AI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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