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의료계·학계 두루 거친 전문가…"강경노선 강화 우려"
박형욱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안해"…박단 "당선 축하 이제 시작"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선된 박형욱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당선증 수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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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조유리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공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가 선출되면서, 의정대화가 물꼬를 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의협 대의원회에 따르면 전날(13일)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가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협 비대위원장 투표에서 총 233표 중 123표로 과반수 이상을 획득해 압승을 거뒀다. 박 비대위원장은 차기 회장을 뽑는 내년 1월 초까지 한 달 보름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과 전문의다. 동시에 그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의대 교수로 복귀했으며,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대한의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 의협 대의원은 "다양한 집단의 의사결정 구조를 잘 알고있는 박 비대위원장이 대정부 협상력을 가질 것이라는 평이 많다"며 "다만 전공의들이 강경노선으로 대응하고 있는만큼 (노선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현재의 의료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정부 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의료폭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치했다.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시한폭탄부터 멈춰야 한다"며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 돌아오려면 윤석열 대통령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장 협의체 참여는 어렵다고 본다"며 "의료현안협의체 2기로 직접 정부와 만나 회의에 참여했는데, 거기에서는 의대 증원 규모 논의가 전혀 없었다. 정부가 사실과 다르게 의료계가 '불통이다' 이런 이미지를 낙인찍게 했다"고 했다.
전공의, 의대생 등 후배 의사들과의 관계 개선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의협 중앙대의원에게 "의협 비대의원장으로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를 추천한다"며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의 당선 직후 박단 비대위원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제 시작입니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 또한 전공의, 의대생의 견해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대위 구성과 운영안에 대해서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조율을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5인 이내로 꾸리려고 한다"며 "다른 지역과 균형을 맞춰 입장을 들어야겠지만 전공의, 의대생들 각각 2~3명 정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의들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은 인권유린"이라며 "정확하게 사실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거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이런 게 있어야 전공의들 마음이 풀릴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를 돌아오게 할 적임자는 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는 내년 1월 중순까지만 활동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초 의협 대의원회는 새 의협 회장을 올해 안으로 뽑겠다고 밝혔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내년 1월 초 회장 선거를 시작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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