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일·러 관계 개선 흐름 속 남북관계만 적대 지속 퇴행 우려"
"북미 협상 성공하면 트럼프, 한반도 평화시대 연 지도자 될 것"
1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참척해 축사를 하고 있다.(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은 13일 "지금 같은 대결주의적 남북 관계가 지속된다면 북한은 우리 정부를 배제하고 미국과 직접 대화하고자 할 것이며, 미국도 그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제20회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국면에서 한국이 이른바 패싱을 당하고 뒷전으로 밀려나 소외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대화와 협상에 성공해 한반도가 항구적 평화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시대를 연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북미 대화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선 정부가 대북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앞으로 도래할 수 있는 대화 국면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고 당당하게 역할 하려면 정부가 더 늦기 전에 대북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며 "진정성 있게 대화를 모색하고 적극적으로 평화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에 기여할 경우 미-러 관계는 다시 협력 관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은 북러 밀착 관계를 활용해 러시아에 북한의 핵 활동과 도발을 억제하는 역할을 주문하게 될 것이며,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조성하는 데 있어 적극적 역할을 요청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전 대통령은 "현 정부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한 시기에 러시아의 긍정적 역할을 끌어낼 수 있도록 러-우 전쟁의 종식과 함께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정상화하고 협력 관계를 회복해 나갈 것을 염두에 두면서 균형 있는 국익 외교를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런 흐름에 뒤처진다면 한국은 대화 국면에서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 국면의 진전에 따라 북한과 미국, 일본, 러시아 간의 관계가 개선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남북 관계만 적대관계가 지속되는 퇴행적이고 반역사적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더 고도화된 현실을 받아들여 대화의 목표를 완전한 비핵화에서 현상 동결과 엄격한 통제, 중장거리 미사일의 폐기 등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한미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비판했다. 그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세계 안보와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대단히 잘못된 선택으로 강력히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정부가 국민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제공 등 군사적 지원으로 북한에 맞불을 놓으려고 하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위험천만한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kuko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