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 산업화 이전 대비 1.54도 상승해
'엘니뇨 영향' 일시적으로 1.5도 넘겼다지만
대기 중 온실가스·해수면 상승 등 위험 신호
올해 9월 포르투갈 아베이루현 아게다에서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올해는 관측 사상 가장 뜨거운 해였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에서 폭염 기간, 빈도, 강도가 악화하고 있으며 산불 등 이상기후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아게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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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지구 평균 기온 관측 사상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다. 산업화 이전 대비 평균 기온이 1.54도 상승해 '기후재앙 마지노선'인 1.5도를 일시적으로 넘긴 것이다. 지난 수십 년의 장기 기온 추세는 아직 임계점을 넘지 않았다지만, 펄펄 끓는 바다와 사라지는 빙하 등 전 지구적 기후대응 공조가 시급하다는 경고음이 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1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9)가 개막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핵심은 올해 1~9월 지구 평균 온도 측정 결과,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4도(±0.13도)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대목이다.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0.12도)가 상승해 신기록을 세웠던 2023년을 재차 뛰어넘은 것이다.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16개월 연속으로 이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유독 높았던 지구 온도는 일부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엘니뇨 시기 지구 온도는 0.1~0.2도 정도 상승한다. 1.5도가 넘는 상황이 장기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는 셈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월별·연간 지구온난화가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었으나, 장기 지구 온도 수준을 의미하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등 인위적 요인뿐 아니라 엘니뇨·라니냐, 화산 폭발 등 자연 변동성에 의해서도 기온은 오르내리기 때문에 파리협정은 10년, 20년 이상 장기 기온 추세를 지표로 삼는다.
지난해 8월 그린란드 동부 스코어스비 사운드(Scoresby Sound) 피오르드에서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빙산이 녹아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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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저 '1.5도 일시 붕괴'라고 넘기기에는 위험 신호가 수두룩하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관측 기록을 경신한 대기 중 온실가스는 올해도 실시간 상승 중이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1750년 278ppm에서 지난해 420ppm으로 51% 올랐다. 해양 열 함량은 사상 최고치 수준에, 최근 10년(2014~2023년) 전 세계 해수면 상승 속도는 연평균 4.77㎜로 앞선 10년(1993~2002년) 상승 속도의 2배를 넘었다. 지난해에는 물로 환산 시 중동 사해(死海)의 5배에 달하는 빙하가 녹아내렸고, 올해 남극 해빙 면적은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에 대한 모니터링과 이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이 함께 기후변화와 전 지구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COP29는 이날부터 22일까지 열린다. (관련 기사 : '기후변화 부정' 트럼프 귀환 속 막 오르는 유엔기후총회)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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