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7일 총선 패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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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현(現)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가 11일 열린 특별국회에서 총리로 재선출됐다. 지난달 총선에서 참패한 이시바 총리는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로써 기사회생했지만 내각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지지율을 40%대로 회복하지 못하면 ‘8~9개월짜리 단명 총리’로 끝날 수도 있다.
이날 총리 지명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는 결선투표에서 221표를 득표해, 160표를 얻은 노다 입헌민주당 대표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앞선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는 221표를 얻는 데 그쳐, 과반수(233석)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노다 대표는 151표였다.
내각제인 일본은 지금까지 집권 여당이 과반 의석수를 확보한 경우가 많아, 통상 1차 투표에서 총리 선출이 끝났다. 하지만 총선 패배로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하면서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는 결선투표까지 치르는 굴욕을 겪었다. 일본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 결선투표가 치러진 것은 30년 만이다.
총리직을 유지한 이시바 총리는 이날 제2차 이시바 내각을 출범시켰다. 총선에서 낙선한 자민당 농림수산상과 법무상 2명과 공명당 몫인 국토교통상 1명 등 3명만 교체하고 관방장관과 외무상, 방위상 등 16명의 주요 각료는 모두 유임했다. 제2차 내각 법무상으로는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농림수산상으로는 에토 다쿠 전 농림수산상, 국토교통상으로는 나카노 히로마사 전 경제산업정무관이 기용됐다.
일본 정치권에선 그러나 벌써부터 ‘이시바 단명론’이 부상하고 있다. 참패한 자민당 국회의원 사이에선 내년 7월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에 맞춰, 중의원(하원)을 다시 해산해 참의원-중의원 총선을 함께 치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붕괴된 과반수를 하루빨리 회복하자는 것이다.
초점은 현재 30%대에 불과한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이 회복될지다. 6개월 내 40%대로 올라서면 이시바 총리가 전면에서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치르고, 다시 과반을 되찾아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3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자민당 내부에선 총재 교체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의원들이 지지 기반이 약한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고 새 총리를 옹립해 내년 7월에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치른다는 것이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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