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정부·여당과 대한의학회 등 일부 의료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의 불참 속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협의체 합류를 촉구하는 동시에 "정부도 유연한 접근과 발상의 전환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협의체 1차회의 모두발언에서 "의료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민 앞에 마주 앉게 됐다"며 "정부도 유연한 접근과 발상의 전환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미 그런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25년 의대정원 재논의' 여부 등을 두고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의료계와 각을 세운 바 있다. 반면 한 대표는 협의체와 관련 '의제 제한은 없다'는 본인의 입장을 고수하며 협의체 출범을 주장해왔다. 한 대표는 이날도 "당은 오직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겠다. 협의와 조정의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며 여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협의체 1차 회의에는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 의료단체가 참여했다. 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 내 강경파 성향 단체들은 '2025년 의대정원은 수정 불가능하다'는 정부 측 입장에 반발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고, 민주당 또한 이들 의료단체의 참여 없이는 협의체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불참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제일 먼저 말을 꺼내신 만큼 선의가 있다고 저는 믿는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민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어 1차 회의 직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여야의정 협의체는 사실 당초에 민주당이 먼저 발언했다"며 "민주당의 참여를 촉구한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앞에서 정쟁은 잠시 멈추자"고 제안했다.
그는 "여의정 협의체의 목표는 국민의 건강이고 방법은 소통과 대화"라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민들이 바라는 의료개혁과 의료상황 해결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이날 협의체 출범의 의의를 평했다.
이날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회의에 참여해 "정치권이나 의료계, 그리고 정부의 지향점은 크게 보면 같다"며 "(의료개혁 자체에는) 모두가 동의하는 목표라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라고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한 총리는 "의료 개혁은 우리 의료의 체질과 패러다임을 바꾸는 종합 대책이고, 국민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질 높은 의료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라고 정부의 개혁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의료계의 간절한 참여가 필요하다. 의료 개혁은 정부 혼자서 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해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의료계의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의료계는 과거 정부와의 협의체에서 논의는 하였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이 추진되고 허울뿐인 참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와 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갈등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의료계 입장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도 "불통 속에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사상 초유의 의료 시스템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정책적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역시 대화를 강조했다.
이날 여·의·정은 신속한 성과를 위해 주 2회 회의 개최를 합의했다. 의료계는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3월 입대 문제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했고, 정부는 사직전공의의 복귀를 돕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협의체는 12월 말까지 시한을 두고 운영될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날 회의 종료 후 언론브리핑을 통해 "가능한 12월 22일, 23일 그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드리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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