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 ‘망언’에 일본 사회 맹비난
이미 ‘혐한 발언자’로 알려진 인물
햐쿠타 나오키 일본보수당 당대표. 엑스(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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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 한 극우 정치인이 "30세가 넘은 여성은 자궁을 적출하게 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보수당 대표 햐쿠타 나오키(68)는 지난 8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뉴스 아침 8시!'에서 저출생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이와 같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
이 방송에서 햐쿠타는 같은 당 사무총장 아리모토 가오리와 저출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리모토는 "요즘 사람들은 '자녀가 있는 것은 곧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이런 가치관을 어떻게 회복하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햐쿠타에게 물었다.
이에 햐쿠타는 "이것(가치관)을 뒤집으려면 사회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설가의 공상과학(SF)적이라고 생각해달라"고 연신 강조하더니 "여성은 18세부터 대학에 보내지 않는다든가, 25세가 넘어서도 독신인 경우는 평생 결혼할 수 없다는 법안을 만들면 (여성들이) 조바심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30세가 넘으면 자궁을 적출한다든가"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햐쿠타의 부적절한 언급이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지자, 그는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어디까지나 SF 소설가로서의 가정이며 사례로 든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추가로 글을 올려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어디까지나 SF'라고 전제한 뒤의 디스토피아적 비유이기는 했지만, 제 표현이 거칠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베 신조 측근 출신 극우 정치인, 대표적인 '혐한 인물'
햐쿠타 나오키는 방송작가 겸 소설가 출신 극우 정치인으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친분이 깊은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일본의 국체와 전통문화를 지킨다'는 신조를 내걸고 일본보수당을 창당했다. 이 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지역구 1석, 비례대표 2석 등 3석을 차지해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햐쿠타는 과거 수위 높은 혐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2017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투상태가 되면 재일 한국인은 적국 사람이 되기 때문에 거리낄 것 없이 짓눌러 죽일 수 있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과 난징 대학살이 '날조된 사건'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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