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초래, 재건축 사업에도 악영향”
“정부 일방적인 개발 안돼, 자족기능 늘려야”
지난 5일 국토부가 발표한 고양시 지식융합단지 조성 사업대상지인 대곡역세권. (고양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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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정부가 경기 고양시에 창릉 3기 신도시에 이어 대곡역세권에 또다시 미니 신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자 그동안 부동산 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온 일산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고양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5일 고양시 대곡역 주변 개발제한구역 199만㎡(60만 평)를 해제해 9400세대 규모의 주택단지를 개발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국토부는 주택 외에도 역세권에 자족·업무시설을 배치해 지식융합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산지역 주민들은 창릉 신도시에 이어 정부가 또다시 고양시에 주택을 공급하는 조치에 대해 “모처럼 재건축 분위기로 활기를 보이고 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고양시 창릉 3기 신도시의 경우 개발계획 발표 직후 일산 주민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과 베드타운 전락 등을 우려하며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착공도 하기 전 국토부와 LH는 당초 계획과 달리 주택공급을 오히려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고양시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여겨지던 대곡역세권마저 주택을 공급하려는 계획이 기존 1기 신도시 주민들로부터 환영받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용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44)는 “정부가 개발이 시작된 창릉신도시도 주택공급을 기존보다 늘리려는 상황에서 현재 추진 중인 고양경제자유구역에도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을 포함한 2만 8000세대를 계획 중인데 여기에 9400세대를 더 지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기존 1기 신도시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도권 주택 과잉공급으로 고양시에서 미분양 사태가 벌어질 경우 기존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고양시는 지난달 27일 일산신도시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공모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3만호가 접수되는 등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용은진 씨(47·백석동)도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용적률은 올려주지도 않아 사업성이 낮은 상황에서 신규 주택물량을 바로 옆에 쏟아부으면 재건축을 하지 말란 말 아닌가”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경기 일산서구 주엽공원에서 열린 '2차 3기 신도시 지정 반대 집회'에서 검단· 일산·운정신도시연합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5.18/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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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특히 대곡역세권 개발이 인근 화정과 일산 등 기존 지역에는 아무런 호재 없이 오히려 교통 체증 악화 등 악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진 씨(51·여·행신동)는 “지난 5일 발표된 다른 지역에는 광역교통 대책들이 포함됐지만 고양 대곡은 이런 게 전혀 없다. 물론 대곡역세권이 교통의 요지여서 추가 철도망이나 도로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늘어난 인구로 인한 교통량 증가에 대한 피해는 기존 주민들이 떠안아야 할 판”이라고 비난했다.
고양시와 지역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개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2010년부터 대곡역세권 개발 구상안이 나오고 2016년에는 ‘대곡역세권 개발사업’에 대한 밑그림이 나왔지만 “자족 기능을 우선해야 한다”는 고양시의 입장으로 수익성이 낮아 LH는 물론 민간사업자들도 사업 참여를 망설이며 답보상태를 보여 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곡역세권 개발계획을 LH가 주도할 경우 “결국 수익을 내기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고 땅장사에 열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고양시가 장기적으로 구상했던 대곡역 주변 전체가 아닌 역사의 서남부 토지를 제외하면서 향후 자족산업단지 조성이나 물류 허브, 여객터미널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구상하기도 어렵게 됐다.
한편 이동환 고양시장은 지난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곡역세권 개발에 대해 “주거 비율 사업지를 전체면적의 20% 내외로 최소화하고, 역세권 중심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등 자족 기능 강화를 목표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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