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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감기? 버티다간 큰 일…'이 증상' 땐 바로 병원 가야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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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감염병 주의보

중앙일보

호흡기 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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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호흡기가 취약해지는 계절이다.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등으로 인한 각종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커진 일교차에 아침저녁 기온까지 10도 밑으로 뚝 떨어지면서 온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계절성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고 인플루엔자(독감)와 동시 유행이 예측되고 있는 데다 지난해 겨울 유행하기 시작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백일해 환자 수는 올해 급증했다. 가을과 겨울엔 호흡기 질환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이들 호흡기 질환이 골치 아픈 이유는 감염성인 데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는 점이다. 증상이 대부분 겹쳐 전문가도 분간하기 쉽지 않다. 단순 감기라 생각해 감기약을 먹거나 버티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심윤수 교수는 “호흡기 질환의 증상은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질환을 특정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어떤 특정 증상으로 한 가지 질환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질환에 걸렸다면 제때 병원에서 진료받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선 증상의 기간과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감기의 공통증상인 기침, 콧물, 인후통, 발열, 몸살 등이 2주 이상 길어지면 어떤 질환인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감기는 휴식만 충분히 취해도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심 교수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는 경우에는 결핵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독감·코로나19·폐렴·백일해 위험



증상의 정도도 중요하다. 가슴 통증이 동반되는 심한 기침, 고열이나 호흡 곤란, 객담 등 특정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는 신호다. 심 교수는 “호흡기 질환의 중증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가래나 콧물의 색이 매우 진하고 호흡곤란 등을 동반한 기침은 빠른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질환이 나아지지 않고 악화한다 싶으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의해야 할 대상은 노인이나 기저질환자, 영유아다. 노인의 경우 개인차가 있지만 젊었을 때보다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가 많다. 면역력을 자신하는 사람도 나이 들면서 자연히 빠지는 근육만큼 면역력은 저하된다. 근육은 면역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고혈압·당뇨병·콩팥병 등 만성질환자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 독감에 걸릴 경우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입원율과 사망률이 높고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호흡기 질환을 기저 질환으로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심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평상시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을 앓고 있는 환자는 질환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늦지 않게 병원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며 “또 고령인 경우엔 폐렴에 걸려도 증상이 분명하지 않고 무기력감, 쇠약감, 식욕부진 등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유아는 신체 조건과 환경상 취약하다. 지난 2일까지 집계된 올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 수(2만2656명)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배에 달하고, 환자 10명 중 7~8명은 12세 이하다. 게다가 올해 발생한 백일해 환자 수(10월 말 기준 2만9111명)는 국내 집계 이후 가장 많았던 2018년의 30배에 달한다. 10명 중 9명이 영유아를 포함한 미성년자다.



외출 전후 비누·손세정제로 손 씻어야



호흡기 감염병이 다발하는 시기인 만큼 감기 증상이 지속한다 싶으면 서슴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렴의 경우 항생제가 치료의 근간이 되는 만큼 처방에 잘 따라야 한다. 또한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노인, 기저질환자 등 취약군이라면 더더욱 독감·코로나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백일해의 경우 영유아가 있는 가족은 특히 모든 구성원이 조심해야 한다. 영유아를 둔 부모 등 밀접하게 대하는 성인은 접촉 2주 전까지 성인형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을 1회 접종 완료하는 것이 권고된다.

위생관리와 개인 방역에도 힘써야 한다. 외출 전후 비누나 손 세정제로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 등 감염 경로가 되는 부위는 만지지 않는다. 실내에서는 하루에 최소 3번, 한 번에 10분 이상 환기해 감염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기침할 땐 손 대신 휴지나 옷소매로 코와 입을 막거나 마스크를 착용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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