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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트럼프노믹스 귀환, 글로벌 거시충격파 불가피…수출코리아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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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장벽·감세·재정지출·中견제…전면현실화 어려울 듯

트럼프 1기땐 韓경제 비교적 순항



헤럴드경제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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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은 세계 거시경제 전반에 폭넓은 충격파를 가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직접적인 암초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10일을 기점으로 반환점을 도는 윤석열 정부는 집권 후반기가 ‘트럼프 2기’와 겹친다.

물가·가계부채·내수를 비롯한 내부 이슈가 부각됐던 전반기와 달리 ‘트럼프 충격파’에서 얼마나 ‘수출 코리아’의 위상을 지켜낼지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은 관세 장벽과 친기업 감세로 요약된다. 밖으로는 중국을 정조준하고, 안으로는 쇠락한 '러스트 벨트'(rust belt·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의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갖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징되는 자유무역,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을 활용한 가격 인하 효과를 누렸던 세계 경제의 성장 궤도를 거스르는 경로다. 트럼프 2기의 강도 높은 보호무역이 현실화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2025년 0.8%, 2026년 1.3% 각각 감소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망했다.

무엇보다 트럼프노믹스 정책조합 자체의 모순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와 재정지출은 수입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는 보편관세(10~20%)와 상충하는 선택지다.

인플레이션 강화 전망을 반영한 채권 금리 오름세와 달러화 강세,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은 기본적으로 약달러를 선호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식에 역행한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는 근저에 이민 노동자들의 저렴한 인건비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반이민 기조와 배치된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불협화음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트럼프 2기에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성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까지 증폭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트럼프 트레이드를 중심으로 채권·주식·외환시장, 귀금속·가상자산 가격이 들썩이며 향후 변동성 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 경제에는 연쇄적인 충격이 우려된다. 글로벌 성장세가 위축되는 것과 동시에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트럼프 태풍'의 정중앙에 놓인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2기의 중국 견제는 첫 집권기보다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제품에 60% 이상의 징벌적 관세율을 부과한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경합하는 일부 품목에서 한국산 제품의 반사이익이 가능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한국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8월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연계생산은 중국의 최종 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단계의 중간재를 포괄하는 지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세전쟁 시나리오별로 세계 교역량이 0.36∼3.60% 감소하고 한국 수출은 적게는 142억6000만달러, 많게는 347억4000만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최대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경제연구원(KIEP)은 우리나라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거나 중국에 25%포인트 관세를 추가하는 시나리오 등을 상정한 분석이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는 상황도 부담이다. 지난 8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에서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 고율관세까지 더해진다면 한국에도 연쇄적인 파급이 불가피하다.

관건은 트럼프노믹스 현실화 수위이다. 미 공화당이 의회까지 장악하면서 트럼프 2기의 강경노선에 제동을 걸기 어려워졌지만, 노골적인 무역장벽은 미국에도 부메랑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현실화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역경제 타격과 맞물려 관세장벽에 부정적인 시각이 나온다. 결국 관세장벽 공약은 대외협상의 '압박용 카드'로 활용되고, 실행 단계에서는 미국에 미칠 부작용을 따져가며 선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1기에서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공언과는 달리 실제 정책화 단계에서는 차별적인 흐름을 보였다.

당시 한국 경제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인 배경도 그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2017년 3.4%, 2018년 3.2%를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2기' 마지막 해인 2016년(3.2%)과 유사한 수준이다. 물가상승률도 2017년과 2018년 각각 1.9%, 1.5%를 기록했다. 2016년(1.0%)보다 높아졌지만 1%대를 벗어나진 않았다.

환율은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과 함께 출렁였다가 임기가 시작되면서 하향하는 흐름을 탔다.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2016년 말 1207.7원에서 2017년 말 1,070.5원으로 낮아졌다. 트럼프 집권 첫해 원화가치가 11.4% 절상(달러가치 하락)된 것이다. 2018년 말에는 1,115.7원을 기록해 1년간 4.2% 상승했다.

한국의 수출액은 2017년 15.8% 늘어 2016년(-5.9%)에서 플러스 전환했다. 2018년 증가율이 5.4%로 다소 둔화했고,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수출액이 10.4% 줄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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