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도박에 빠져 폭행하고 금목걸이 뺏었지만···어머니는 "선처" 호소했다

법원, 30대 아들에 징역형 집유 선고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어머니를 폭행하고 금목걸이를 빼앗은 3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3형사부(정세진 부장판사)는 존속폭행 및 재물은닉 혐의로 기소된 A(39)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9일 밝혔다. 또 1심에서 선고한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도 그대로 명했다.

A 씨는 2023년 3월 6일 익산시 자택에서 어머니 B 씨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안방에 있던 B 씨에게 “급하게 돈을 쓸데가 있다.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B 씨가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A 씨는 자신을 피해 안방에서 나가려는 B 씨를 침대로 밀쳐 넘어뜨린 뒤 머리채를 잡거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했다. 그는 이 폭행으로 어머니가 차고 있던 시가 18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가 끊어지자 이를 가지고 도주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B 씨가 금목걸이를 돌려달라고 지속해서 요청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택배로 해당 목걸이를 되돌려줬다.

그는 함께 사는 B 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 걸핏하면 도박 자금으로 쓸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씨가 "차라리 네 손에 죽겠다", "이제 더 이상 돈 나올 곳이 없다"고 요구를 거절하면 밀치거나 넘어뜨리는 등 폭행을 반복했다.

B 씨는 1심에서 "아들과의 격리를 원한다"고 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아들이 처벌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유불리 한 정상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으므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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