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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 (토)

"美해군 모항 없으면 외국지원 안돼 … 한미 조선협력 정치적타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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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미국의 선택 ◆

매일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 간 조선업 관련 협력을 언급한 가운데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해 상당한 정치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는 미국 주요 싱크탱크 수장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햄리 회장(사진)은 7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미 조선업 협력을 거론하며 "상당한 정치적 힘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조선소는 비용이 많이 들고 뒤처져 있어 다른 나라 조선소를 이용할 수 있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짚었다.

햄리 회장은 "하지만 (해군 함정의 경우) 해외 조선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다만 미국 해군 함정이 외국에 모항을 두고 있다면 합법적으로 외국 조선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예외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 모항을 둔 미국 함정은 있어도 한국에 모항을 둔 함정은 없다. 이 때문에 (협력을 위해서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법에 따르면 이를 가능하게 하기 어렵고,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반도체·배터리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지만, 이를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가 보조금 지급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것을 없앨지는 모르겠다"며 "현재 보조금을 지지하는 공화당 주지사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심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보다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과는 무역 불균형이 존재하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았다. 그는 "트럼프가 외국 정상을 만났을 때 종이 한 장을 줬는데, 맨 위에는 나라 이름, 다음 줄에는 대통령 이름이 있고, 그 아래에는 무역수지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며 "그는 관세를 비롯해 자신이 가진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이른 시일 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손을 내밀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을 간절히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측과 연관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들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에게 당장 연락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햄리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연합 군사연습 중단을 북한에 줄 수 있는 유화책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발언으로 전날부터 시작된 조선주 랠리는 장 중반부터 다소 소강된 모습을 보였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날보다 6.94% 상승한 3만62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주가가 21.76% 뛰었던 한화오션은 이날도 장 초반 3만8750원까지 치솟았으나 점차 상승폭이 줄었다. 한화오션과 함께 미 해군 함정 유지·수리·운영 사업을 진행 중인 HD현대중공업은 이날 0.48%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전날만 하더라도 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던 HD한국조선해양(-1.52%)과 HD현대미포(-4.84%)는 이날 결국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한 채 하락 마감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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