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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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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무게에 갑자기 뒤집혀”...제주서 어선 침몰 2명 사망·12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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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일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해경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주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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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2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구조당국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해수면에 이어 수중 수색에 돌입했다.



15명 구조 중 2명 숨져…10대 선원 실종

8일 제주해양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고등어잡이 선망어선(135금성호)이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입항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금성호 승선원은 한국인 16명, 외국인(인도네시아) 11명 등 27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는 한국인이 10~70대, 외국인은 20~40대다. 유일한 10대인 A씨(19)는 실종 상태다.

이 사고로 오전 8시 현재 15명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한국인 선원 B씨(57·경남 통영)와 C씨(54·경남 통영) 2명은 숨졌다. 구조되거나 숨진 15명 가운데 한국인은 6명, 외국인은 9명이다. 실종자는 12명 중 선장(50대)을 포함한 10명이 한국인, 2명은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해경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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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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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사 27명 투입해 수중 수색 돌입

현재 해경 함정 23척, 해군 함정 3척, 남해어업관리단 등 관공선 4척, 민간어선 13척 등 43척과 해경·군·경·소방 항공기 13대 등이 동원돼 사고해역을 중심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분쯤 첫 수중 수색이 시작됐다. 수중 수색에는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서해해양특수구조단, 제주해경청 특공대, 제주해경서 구조대 등에서 잠수사 27명이 투입됐다. 사고 해역에는 북동풍이 초속 6∼8m로 불고, 물결이 2m 높이로 일고 있으며, 사고해역 수심은 80~90m, 수온 22도로 파악됐다.

정무원 제주해경 경비안전과장은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수색 과정에서 오전 8시 39분쯤 어탐기 등 수중수색 장비로 침몰 위치와 어망이 선체와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며 “해수면 수색은 반경 범위를 넓혀 수색할 예정이며, 수중 수색은 심해잠수사와 수중탐색 장비 등을 투입해 진행함과 동시에 선체와 어망을 인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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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해경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주해경


고등어잡이 어선, 어획물 옮기다 전복 추정



금성호는 고등어·삼치·정어리 등을 잡는 어선으로 전날(7일) 오전 11시 49분쯤 서귀포항에서 출항했다. 대형선망수협 등에 따르면 금성호는 본선을 비롯해 불을 밝히는 등선과 운반선이 함께 조업에 나섰다. 대형선망은 본선 1척, 주등선과 부등선·운반선 3척 등 6척이 선단을 이뤄 조업한다. 본선을 주축으로 주등선·부등선이 함께 그물을 치면 운반선 3척이 교대로 어획물을 퍼 올리는 방식이다. 침몰한 배는 본선이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 진술을 토대로 금성호가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당시 조리장 등 2명은 선내에 있었고, 나머지 승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존자인 60대 한 선원은 “운반선(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서서히 기울어졌다"라며 "어느 순간이 되자 순식간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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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어선이 침몰해 해경이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주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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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구하고, 다시 바다로 나간 항해사



구조된 한 30대 선원은 “항해사 이태영(41)씨가 구명환 2개를 던져 사다리에 오르는 방식으로 선미 프로펠러 쪽에 매달린 선원 12명을 구조하는 등 필사적으로 구조했고, 구조를 마친 뒤 제일 마지막에 다른 선단선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항해사는 해경에 구조된 이후 다시 바다로 나가 수색 작업에 참여했다.

소방당국은 “간단한 치료를 받은 이씨는 본인이 ‘사고해역에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동료 구조작업을 돕겠다’며 다시 배를 타고 사고해역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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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속한 구조와 구조대원 안전 유의”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 가용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인명 수색과 구조에 만전을 다하고 구조대원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행정안전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에 가용한 모든 함정과 주변 운항 중인 어선·상선·관공선 등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신속한 대응과 수습을 위해 현장 상황 관리관을 급파했다.

안전 법령 준수했나…노동청·검찰, 수사 나서

노동 당국은 금성호 침몰 사고가 중대 재해 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금성호가 어민 고용 내용, 선박 안전 사항, 조업 전 조치 등을 살피며 안전 관련 법령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도 수사팀(안전사고 및 해양 담당 3개 검사실)을 구성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해경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등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며 “유족 등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최충일·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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