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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둔촌주공 ‘연 4.2% 농협 대출’ 완판…당국 주의에도 비집고 들어온 상호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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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의 모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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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금융권의 잔금대출 유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반 승기를 잡은 곳은 지역 단위 농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다. 낮은 대출 금리를 무기로 빠르게 고객을 선점하고 있다. 가장 먼저 연 4.2% 금리를 확정해 발표한 지역농협은 신청자가 몰려 대출 접수가 일주일도 안 돼 마감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둔촌주공 잔금대출 신청을 받아온 광주농협 용주지점은 한도 소진으로 전날 대출 접수를 마감했다. 광주농협이 제시한 금리는 연 4.2% 변동 금리로, 이는 지난 5일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연 4.757~6.48%) 대비 낮은 수준이다. 둔촌주공 잔금대출 금리를 연 4.8%(변동 금리)로 확정한 KB국민은행보다도 0.6%포인트 낮다.

단위 새마을금고 중에선 사전 상담 시 연 3.9%대 금리를 제시한 곳이 있었으나,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대출 금리 하한선을 연 4.3%로 정해 통보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단위 금고가 대규모 분양 단지를 상대로 집단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5일부터 한시적으로 신규 대출 전부를 사전 심사하고 있다. 지난달 새마을금고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은 1조원 안팎으로, 이 중 80%가량이 집단대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는 다주택자 대출만 제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단위 농협은 사실상 개별 사업자인 만큼 중앙회가 영업 행위에 제재를 가하긴 어렵다”며 “집단대출과 관련해선 별다른 규제를 두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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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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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것은 금리가 낮을뿐더러 대출 한도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상호금융 중 유일하게 대출 만기를 최대 40년까지 설정할 수 있다. 시중은행과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의 주택담보대출 만기는 최대 30년이다. 대출 만기가 길수록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낮아져 대출 한도는 늘어난다. DSR은 대출자가 1년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잔금대출 금리와 한도를 문의하는 전화와 사전 상담 신청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문제는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1조1141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2금융권은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금융 당국이 우려하던 ‘풍선 효과’가 현실화한 것이다.

이달부터 둔촌주공 잔금대출까지 실행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입주자들이 빌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액은 8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2금융권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금융 당국은 오는 11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23일에도 2금융권을 불러 모아 집단대출 과당경쟁 자제를 당부했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2금융권도 은행처럼 연간 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내도록 해 사실상 한도 관리를 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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