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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 (금)

원자력 vs 신재생 어디에 투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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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센터가 끌어올린 전력 수요


매일경제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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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가 또한번 원자력 기업들의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엔비디아가 촉발한 인공지능(AI)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막대한 전력량이 필요하기에 원자력이 대안 에너지로 떠올랐다. 이미 올해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있는데 데이터센터 수요로 원전이 재가동하는 사례가 나오자 다시 주가에 불이 붙은 것이다.

9월 20일(현지시간)미국의 원자력 기업 컨스텔레이션에너지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가동을 2028년부터 재개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22.3% 상승했다. 과거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는 경제성을 이유로 폐쇄된 곳이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20년 간 전력 공급을 위한 독점 계약을 맺고 해당 원전 생산 에너지 전체를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뛴 것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롭게 가동되는 원전은 컨스텔레이션 에너지가 보유한 전체 원자력 발전 설비 대비 3%에 불과한 용량이지만, 전력 에너지 초과수요와 AI 데이터센터의 최적 전력원이 원전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이벤트로 해석됐다”고 말했다. 같은날 원전주인 비스트라에너지는 16.6% 올랐으며 뉴스케일파워는 11.3% 올랐다.

올들어 컨스텔레이션에너지의 상승률은 118.1%, 뉴스케일파워는 225.2%, 비스타그룹의 상승률은 180.1%에 이른다.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원자력이 안정적으로 단시간 내 에너지 생산량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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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2022년 수치를 기준으로 2027년에는 생성형 AI가 전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미국의 전력 소비량도 데이터센터 수요 등을 감안하면 2022년에서 2026년까지 30%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최근 AI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 등 전력 생산 시설 인근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서버를 구축하고 전력을 직접 공급받는 코로케이션(Colocation)전략을 추진할 정도다.

데이터센터가 아니어도 미국에선 전력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유틸리티 업체들은 전력소비 전망치를 상향하기 시작했다. 또한 PJM 용량가격(capacity price)이 급등하면서 발전기(전력공급)가 부족하다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력이 부족한 이유는 2022년부터 리쇼어링 정책으로 동북아시아의 생산시설이 미국으로 이전했으며 천연가스 생산이 증가하고 LNG 터미널이 건설되면서 전력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후화된 석탄·천연가스 발전소가 도태되면서 전력 공급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AI시대 원전의 성장성을 주가에 이미 반영한 상태라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다. 우라늄 관련 기업인 카메코는 이미 주가이익비율(PER)이 100배에 이를 정도다. 황병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컨스텔레이션에너지를 비롯한 미국 유틸리티 업종은 단기간에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확장했다”며 “낙관적인 금리 경로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밸류에이션은 실적 개선 속도가 시장 예상을 충족하지 못할 때 단기간에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국내 원전 관련주들의 상승 모멘텀도 강화되고 있다. 다만 국내 원전 관련주는 전력 부족보다는 원전 재가동이나 수출 모멘텀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실적이 이끄는 우상향보다는 뉴스에 의한 모멘텀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팀코리아’ 체코 신규 원자력 발전소 최종 수주 지원을 위해 직접 체코 순방길을 다녀오면서 관련주가 들썩이기도 했다. 원전 테마로 분류되는 모비스는 핵융합사업과 가속기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데 원전 수주 뉴스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후 조정받았다.

원자력 발전소에 초고압변압기를 납품하는 대표 원전주인 효성중공업도 9월들어 주가가 강세다. 전력기기 테마도 효성중공업의 주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핵융합에너지 관련 기업인 다원시스도 원전 관련 모멘텀이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원자력ETF 통해 분산투자도 가능
국내에 상장된 원자력ETF 중에서 올해 들어 성과가 가장 좋은 ETF는 HANARO원자력iSelect다. 올해 초 대비해 59%(10월 15일 기준) 상승했다. 다만 최근 3개월 성과는 -12%로 부진한 편이다.

올 상반기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하반기들어 조정받은 이유는 구성 종목이 원자력보다는 전력기기 비중이 많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비중은 14.5%, 효성중공업은 8%인 데 비해 HD현대일렉트릭은 17%, 한국전력은 16%를 담았다.

RISE 글로벌원자력 ETF는 원자력에 집중 투자하며 국내·해외 종목을 모두 담았다. 원자력 관련 산업에 속하며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종목을 선별한 ETF다. 구성 종목을 보면 CEG, BWXT 등과 두산에너빌리티, HD일렉트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올들어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름과 달리 원자력 비중이 큰 ETF는 SOL 미국AI전력인프라다. 컨스텔레이션에너지(CEG) 버티브홀딩스(VRT) NEE(넥스트에라 에너지) GEV(GE 버노바)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원자력에 투자할 수 있는 ETF 는 Global X Uranium ETF (URA) Range Nuclear Renaissance ETF (NUKZ) 등이 있다.

Global X Uranium ETF(URA)의 특징은 높은 배당수익률이다. 10월 기준으로 연 6.6%에 달하는 배당을 준다. 다만 올해 들어 수익률은 9%로 S&P500에 비해 크게 뒤진다. 8월부터 본격적으로 주가 조정에 들어간 우라늄 관련주 비중이 커서다. 캐나다 기반 우라늄 생산회사 카메코(Cameco)의 비중이 23%에 이른다.

Range Nuclear Renaissance ETF(NUKZ)는 올 초에 상장한 ETF다. 상장 후 50% 주가가 올랐다. 컨스텔레이션에너지의 비중이 10% 정도로 높은 탓이다.

VanEck Uranium and Nuclear ETF (NLR)는 퍼블릭서비스엔터프라이즈(PEG)의 비중이 10% 정도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CEG, PCG(PG&E Corporation )이다.

신재생 에너지는 금리 인하 수혜도
바이든 정부 출범 시 반짝 했다가 2022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에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신재생 에너지도 최근 들어 다시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기차와 히트펌프 등의 보급 확대가 주원인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19년 200TWh, 2023년 481TWh로 상승했다. 2023~2030년 연평균 수요 증가율은 14% 정도다. 게다가 전기차 충전용 전력 수요는 2023년 129TWh에서 2030년 827TWh로 연평균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와 전기차용 전력은 재생에너지 공급이 최우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4~2030년 동안 두 산업을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만 약 660GW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는 금리 하락기 진입으로 재생에너지 수익성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 비용 부담을 던다는 측면에서 금리인하 사이클의 혜택은 해상풍력, 육상풍력, 태양광 순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은 업계 부담이었던 재고 우려를 일부 해소하는 중이다. 재고 정상화는 태양광 밸류체인 중 인버터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유틸리티 설치가 많은 태양광 발전 특성상 초기 자본 조달비용인 금리가 낮을수록 설치량 증가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미국 장기물 금리 변화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나타나는 리스크는 있다.

지금까지 구조적 공급과잉이던 태양광 산업에 미국 중심의 탈중국 공급망 재편 정책이 강화되면서 비중국 국가들의 태양광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의 경우 미국 내 태양광 생산 현지화로 생산원가 경쟁력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관세 정책 시행에 태양광 부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수주 증가 예상되는 풍력
풍력 부문은 전방 시장의 발주 둔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타워·하부구 조물 공급 가능한 업체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규 수주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풍력 발전의 대표주자인 씨에스윈드는 8월 초에 비해 10월 중순 주가가 50% 이상 상승했다. 2분기 실적에다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이 주효했다.

과거 고금리로 인한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지연되었던 글로벌 풍력 프로젝트들은 이제 금리가 하락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다시 발주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말 CSWO(CS Wind Offshore)를 인수하고 올해 상반기 베트남법인과 포르투갈 법인 생산능력 확대를 완료했다.

이종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7년 말까지 미국법인 생산능력을 8000억원(2023년 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하고 있어 올해부터 2030년 전후까지 본격적인 외형 확대가 시작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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